LG, 스마트폰 촬영 불펜 훈련
LG와 두산의 경기가 열린 10일 잠실구장. 경기 전 불펜피칭을 하던 LG 투수 장진용(29)이 잠시 투구를 중단하고 강상수(44) 투수코치와 함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지만 이번 건은 훈련의 일환으로 예외를 인정받았다.
LG가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훈련법을 도입해 화제다. 기존에는 투수들이 투구 중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훈련 후 회의실에서 돌려보며 분석을 하곤 했다. 투수들에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지만 훈련의 몰입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LG는 사진과 동영상 촬영 기능이 뛰어난 모기업의 최신 스마트폰 G4를 투수 파트에 지급해 실시간으로 훈련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투수코치가 불펜피칭을 하는 투수의 동작을 사진과 영상으로 촬영한 뒤 즉석에서 보완점을 확인하며 훈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LG전자가 개발한 스마트폰 G4의 카메라에는 6,000분의 1초까지 감지할 수 있는 셔터 스피드가 탑재돼 있어 뛰는 사람은 물론, 달리는 말과 경주 자동차 등을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이는 고속 셔터스피드뿐 아니라 저속 셔터스피드(최대 30초)도 탑재해 피사체의 궤적(잔상) 촬영도 지원한다. 작동이 복잡하지 않아 선수들이나 코치들이 손쉽게 다룰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스마트폰 훈련을 경험해 본 강 코치는 “비디오카메라로 촬영할 때는 훈련이 끝난 뒤 동영상을 편집하고 TV를 연결해서 투수들에게 보여주고 설명해야 해 번거롭고 효과도 적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즉석에서 활용하니 선수들에게 곧바로 피드백을 줄 수 있어서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강 코치는 “특히 6,000분의 1초에 달하는 셔터스피드로 인해 투수가 던지는 공의 궤적을 정확히 잡아내 잘못된 투구폼을 바로잡는데 효과가 크다”고 덧붙였다.
수시로 자신의 투구동작을 직접 확인해 본 장진용도 “화질이 밝고 선명해서 햇빛이 내리쬐는 대낮인데도 투구폼이 선명하게 보였다”면서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고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LG는 타격과 수비 파트에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훈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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