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주류, 3월부터 순하리 열풍 "이번 기회에 업계 선도" 자신감
하이트 주류 "반짝 열풍" 태연 자몽에이슬 출시하며 맞불
무학, 흐름 편승해 4가지 맛 출시… 판매량 늘리면 된다는 실리 모드
국내 3대 소주 업체들 사이에 도수가 낮은 소주를 앞세운 저도주 싸움이 치열하다. 지난 3월 롯데주류가 ‘순하리 처음처럼’을 내놓아 인기 몰이를 한 이후 지난달 무학이 ‘좋은데이 컬러시리즈’로 가세했고, 소주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도 19일 ‘자몽에이슬’을 출시해 싸움에 뛰어든다.
그러나 저도주 시장을 바라보는 3사의 시각은 조금씩 다르다. 순하리로 연일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업계 2위 롯데주류는 이 기세를 몰아 전국적인 소주 브랜드로 올라서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소주 3사는 수도권 위주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롯데주류의 ‘처음처럼’은 수도권에서 3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이 수도권을 장악한 상황에서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롯데주류는 순하리를 서울이 아닌 영ㆍ호남에서 먼저 선보였다. 지방에서 치고 올라오며 ‘전국구 소주’로 등극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순하리는 출시 두 달 만인 지난달 말 기준 2,200만 병 이상이 팔려나갔다. 일부 지역에선 품귀현상을 빚어 ‘주류업계의 허니버터칩’으로 통한다.
이에 롯데주류는 11일 기존 한 개 공장에서 생산하던 순하리를 강릉·군산·경산 등 총 3곳의 공장으로 확대 생산하기로 했다. 소주 수요가 많아지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공급물량 확보에 총력을 다하기 위해서다.
순하리 이후 잇달아 출시되는 비슷한 제품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유사 제품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순하리를 중심으로 한 저도주 시장이 커진다는 의미”라며 “한때 유행이 아닌 시장 주도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장이 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19일 자몽에이슬 출시를 앞두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참이슬로 전체 소주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업계 1위답게 저도주를 틈새 시장 공략을 위한 무기로 보고 있다. 즉, 달달한 맛의 저도주를 통해 여성시장이나 집에서 소주를 즐기는 사람들을 공략하겠다는 발상이다.
기본적으로 하이트진로는 몇 해 전 저도주를 출시해 본 경험이 있어서 과거 반짝하고 사그라졌던 와인·막걸리 열풍처럼 저도주의 성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이 업체는 3년 전 국내에 ‘참이슬 애플’ 한정판을, 지난해 하반기에 일본에도 과일 맛 술을 수출한 적이 있다. 이전 1990년대 중반에도 체리·레몬소주를 선보인 경험도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저도주가 아무리 인기여도 소주의 기본인 ‘쓴 맛’ 을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무학은 롯데주류와 더불어 가는 동반자적 성격에서 저도주 시장에 뛰어들었다. 순하리의 여세가 만만치 않자 뒤늦게 지난달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1주일 만에 200만병 이상 팔렸다. 이에 자극받은 무학은 3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네 가지 맛의 저도주를 내놓았고, 추가로 여러가지 맛을 개발중이다. 무학 관계자는 “시장 규모가 커지면 나눠먹기가 아닌 업체 각각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름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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