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백작과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마법사 사루만 등 사악한 역할을 주로 맡으며 영화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영국 원로배우 크리스토퍼 리가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11일 밝혀졌다. 향년 93세.
7일 영국 일간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리의 가족은 지난 7일 리가 숨진 뒤 가족들을 중심으로 장례식을 치른 뒤 이날 리의 사망을 공식 발표했다.
192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리는 7년간의 군대 생활을 거쳐 1945년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1950년대 영국 영화사 해머픽처스가 만든 공포영화들에서 드라큘라 백작을 연기하며 유명세를 얻었다. 영화팬 사이에서 그의 이름이 흡혈귀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묵직하고 깊은 목소리와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로 악역을 연기한 리는 80세 즈음에 ‘반지의 제왕’ 3부작에서 사루만 역을 연기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2000년대 초반 만들어진 ‘스타워즈 프리퀄’ 3부작 시리즈에서는 전제주의를 지향하는 탐욕스럽고 음침한 도쿠 백작 역을 맡았다. 지난해 막을 내린 ‘호빗’ 3부작에서도 사루만으로 출연해 노익장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리는 오랜 연기 활동에 대한 공로로 2009년 영국 왕실로부터 작위를 받았으며 빼어난 노래 실력을 바탕으로 다수의 헤비메탈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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