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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빠진 아이, 학습ㆍ성장만화로 독서 호기심 깨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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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빠진 아이, 학습ㆍ성장만화로 독서 호기심 깨워라

입력
2015.06.11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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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별과 별자리' 읽는 아이, 주말 야외로 나가 밤하늘 보여주자

서점에서 관련 책 사달라고 졸라

최근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의 가장 큰 고민은 아이들이 만화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한 온라인 서점의 아동 서적 베스트셀러 1위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게임을 만화화 한 ‘쿠키런 어드벤처 9권’이 차지했다. 또 다른 온라인 서점에서도 만화책인 ‘코믹 메이플스토리 창의편’이 1위였다.

초등학교 4학년 무렵의 아이들은 사고력이 크게 발달하는 시기로, 심화된 내용의 책 읽기가 가능해지는 나이다. 다만 글에 대한 흥미가 높지 않은 아이는 이 시기 글의 호흡이 짧고 이야기 구조가 단순한 만화책에 빠지기 쉽다. 이 무렵 아이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와 수준 차가 뚜렷한 이유다.

하지만 아이들이 만화를 본다고 반드시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코믹 메이플스토리’는 게임을 만화로 옮기며 학습 내용을 가미한 ‘교육 만화’로 아이들에게 공부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학습만화 활용해 독서에 흥미를

학습만화는 스토리에 역사ㆍ과학ㆍ수학ㆍ경제 등 다양한 학습 내용을 녹여 아이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를 쉽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게 한다. 물론 만화만 읽는 습관이 지속되면 만화의 말주머니 속 간단한 문장에만 익숙해져 호흡이 긴 일반 책을 피하게 될 수도 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아이들의 사고력ㆍ이해력ㆍ상상력ㆍ어휘력 발달에 제약을 줄 수 있어, 부모가 만화와 일반책을 균형 있게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일단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만화를 골라 준 뒤 제대로 읽을 수 있는 책을 읽도록 유도하는 게 좋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가 만화만 읽어 고민이었던 학부모 이모(35)씨는 학습만화와 체험학습을 연계한 교육으로 독서를 유도했다. 이씨는 아이가 학습만화의 ‘별과 별자리’를 재미있게 읽는 것을 보며, 야단을 치기 보다 그림의 계절별 별자리를 꼼꼼히 보게 했다. 이후 주말에 경기 양주에 있는 송암스페이스센터에 아이와 함께 가서 직접 별자리를 관측하게 했다. 별자리에 빠진 아이는 서점에서 별자리의 기원을 설명하는 ‘그리스 신화 속 별자리 이야기’를 사달라고 졸랐고, 이후 책에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만화를 무조건 배제하기보다 자연스럽게 책 읽기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화의 대사뿐 아니라 주인공의 표정, 옷차림, 배경까지 꼼꼼히 읽힌 뒤 자연스럽게 체험 활동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런 방법을 활용하기 가장 좋은 것은 ‘만화 위인전’ 읽기다. 교훈적인 내용을 쉽게 알려주는 위인 학습 만화로, 역사적 인물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뒤, 역사적 배경과 인물의 상세한 심리 등을 자세히 설명한 일반 책을 읽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학습만화를 올바르게 활용하는 독서 방법은 다음과 같다.

정서함양에 효과적인 학습만화 고르기

서점에서 만화를 고를 때 폭력적ㆍ선정적 만화책은 걸러내고 아이와 같은 연령대를 주인공으로 한 성장 만화를 골라 주는 것이 좋다. 성장만화는 주인공이 고난을 헤쳐가는 과정을 보여줘 아이들에게 문제해결 능력과 쉽게 포기하지 않는 인내력ㆍ용기 등을 길러준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하는 내용이 담긴 학습만화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방법을 알려주는 데 효과적이다. 예를 들어 학습만화 시리즈인 ‘WHY? PEOPLE’의 ‘안중근’ 편은 시대적 배경뿐 아니라 어려운 시대를 개선하려는 안중근 의사의 고민과 노력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한다. 물론 한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하는 내용은 피하는 것이 좋다.

만화책을 읽기 전 아이에게 질문 던지기

우선 책을 덮은 상태에서 아이가 만화에 대해 상상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질문을 던져보자. ‘안중근’의 경우 표지를 보며 “표지 속 배경은 어디일까?” “어떤 시대의 인물일까?” “손에 든 종이에는 뭐라고 적혀 있을까?” 등의 질문으로 시대적 배경을 유추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질문을 통해 아이가 만화책을 꼼꼼히 읽고 스토리에 몰입하도록 할 수 있다. 대화가 이어 질수록 상상력과 함께 배경 지식이 쌓이는 효과도 나타난다.

책 속 그림까지 읽도록 지도하기

대부분의 아이들은 만화책을 읽을 때 말주머니 속 대화만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한편의 시대 상황을 보여주는 만화의 장점을 제대로 흡수하기 위해서는 그림으로 표현된 옷차림과 도구, 시대 배경, 인물의 표정까지 읽도록 지도해야 한다. ‘WHY, 고구려 전성기’의 경우 삽화를 통해 고구려 왕족의 모습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안중근’을 읽으며 일제강점기 경찰과 서민의 옷차림을 파악하고, 사형장으로 이동하는 안중근 의사의 표정에서 굳은 결의를 읽어내는 게 가능하다. “이 때 안중근 의사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학습만화 속 해설까지 꼼꼼히 읽으면, 배경 지식까지 덤으로 쌓을 수 있다. 이후 배경 장소로 직접 체험학습을 떠나 아이의 호기심을 채우는 것도 좋다.

일반책 읽도록 지도하기

만화책을 읽힌 후 이와 연관된 일반책을 읽게 해 균형 잡힌 독서 습관을 형성하도록 하자. 안중근 의사에 대한 만화를 읽고 ‘안중근 인물전’을 읽게 하거나 ‘만화 삼국지’를 읽게 한 후 ‘일반 삼국지’를 고르게 하는 것이다. 만화를 통해 이야기의 흐름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에 내용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집중력도 높아져 이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특히 학습 만화를 통해 개념을 이해하고, 보다 자세한 내용이 담긴 일반책으로 어휘력과 이해력을 키울 수 있다.

정은주 한우리 독서토론논술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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