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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농담'을 '현실'로 만든 진야곱의 인생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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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의 '농담'을 '현실'로 만든 진야곱의 인생투

입력
2015.06.1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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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진야곱

[잠실=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오늘 붙으면 야곱이가 이길 것 같은데…. 비가 오면 어쩔 수 없고."

김태형(48) 두산 감독은 1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흐른 하늘을 보며 한 마디를 툭 던졌다. 김 감독의 진심이 숨어있는 '반어법'이었다. 이날 잠실구장은 오후 6시부터 비가 예보돼 있었다. 구름도 잔뜩 껴있어 경기 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다. 김 감독은 이날 선발 투수 진야곱의 '승리'를 내다보면서도 홍보팀에게 "비가 오는지 기상청 예보 좀 확인해 보라"며 은근슬쩍 '비 소식'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올 시즌 11경기에 나와 2승2패 평균자책점 6.21에 그치고 있는 진야곱은 올해 LG를 상대로 1경기에 등판해 3⅓이닝 동안 3실점을 기록했다. 반면 상대팀 선발은 LG의 에이스 소사다. 소사는 올해 13경기에 나와 5승5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다. 사실상 '이름값'에서 '5선발' 진야곱이 밀린다. 김태형 감독은 "우리 팀은 비가 와서 밀린 경기가 너무 많아서 경기는 꼭 해야 한다"면서도 은근히 '비 소식'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이유기도 했다. 반면 양상문 LG 감독은 "경기를 해도 괜찮다"며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모두의 예상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김태형 감독의 '농담'이 '예언'이 됐다. 진야곱은 이날 7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뿌리며 2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완벽히 봉쇄하며 시즌 3승(2패)째를 올렸다. 그야말로 '진야곱의 재발견'이었다. 종전 5⅔이닝, 6탈삼진이 최고 기록이었던 그는 데뷔 후 최다 이닝, 최다 탈삼진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매번 제구가 안 돼 볼넷에 발목이 잡혔지만 이날 만큼은 5회까지 볼넷을 하나도 내주지 않을 만큼 안정감 있는 모습을 선보였다. 4-0으로 앞선 6회 1사 후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후속 정성훈에게도 3개 연속 볼을 던져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정성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채은성마저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스스로 위기를 넘겼다. 7회에는 박용택과 한나한, 대타 문선재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지었다.

반면 소사는 6⅔이닝 12피안타(1홈런) 2볼넷 1탈삼진 6실점 6자책점으로 체면을 구겼다. "오늘 붙으면 야곱이가 이길 것 같다"던 김태형 감독의 '농담'은 '현실'이 됐다.

두산은 진야곱의 호투에 힘입어 6-0으로 승리를 거뒀다. 1회부터 1점씩 따내며 LG 마운드를 압박한 두산은 2-0으로 앞선 4회 선두타자 홍성흔의 솔로포로 승기를 잡았다. 에이스를 내고도 패한 LG는 쓰린 속을 달래야 했다.

잠실=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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