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싸이(본명 박재상ㆍ38)가 자신이 소유하는 건물의 세입자와 긴 법정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서울시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는 싸이 부부와 이들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의 임차인 최모씨의 건물인도청구 및 부당이득금 소송 관련 두 번째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하지만 최씨가 소송대리인 해임서를 제출하고 변론기일에도 불출석해 법원은 선고 일을 다시 미뤘다.
싸이가 문제의 건물을 사들인 건 2012년 2월. 2010년 4월 이 건물에 입주한 최씨는 전 건물주와 명도소송 끝에 법원 결정에 따라 2013년 12월 31일 건물에서 나가기로 합의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았다.
최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자 싸이는 지난해 8월 최씨 측에 기존 법원 조정 결정에 따라 건물을 비워달라며 부동산 명도단행 가처분신청을 냈다. 법원은 올 초 싸이 부부의 권리를 인정해 최씨에게 퇴거를 명했다.
싸이의 소송 대리인은 최씨가 소송대리인을 해임하고 변론기일에도 참석하지 않은 것에대해 “이 상황이 당황스럽다:”며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 시간을 끌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연예인이 관련된 모든 소송은 화제를 끌기 마련이다. 최근엔 유독 연예인 임대인과 세입자 간의 소송이 잦다. 가수 겸 배우 비(본명 정지훈)도 지난해 자신이 소유하는 건물의 세입자 박모씨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법원은 1심에서 비의 손을 들어줬지만 박씨가 항소장을 제출해 소송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송이 연예인의 ‘갑질’인지 세입자가 연예인이라는 것을 악용해 소송을 끄는 것인지는 결국 법원이 판단할 문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의 댓글은 대체로 연예인들에게 손을 들어주는 분위기다. 이미 법원의 판결이 연예인 임대인들의 편이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부와 인기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직업이지만 쉽게 상처를 입는 직업이기도 하다. 연예인이라고 모든 책임을 질 필요는 없지만 건물 매입이 연예인들의 주요 재테크 수단이 된 이상 보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어찌 됐건 연예인의 이름은 사회면보다 문화면에 더 어울리기 때문이다. 고경석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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