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보다 어리지만 생각이 깊어요. 자상한 친구죠.”
8월 노총각 딱지를 떼게 된 배우 김수용(39)은 11세 연하 예비신부의 매력으로 ‘배려심’을 꼽았다. “사진작가로 개성이 강한 친구인데 어머니를 정말 잘 챙기는 걸 보고 달리 봤고 고마움을 느꼈다”고 김수용은 말했다.
김수용은 8월31일 서울 여의도에서 사진작가인 정모씨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김수용은 30여 년 전 ‘국민동생’으로 불렸던 아역 배우 출신이다. 1983년 비공식 시청률이 60%를 넘었던 MBC 드라마 ‘간난이’에서 전쟁고아 영구 역을 애틋하게 연기해 시청자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구가 훌쩍 자라 한 가정을 꾸리게 된 것이다. 그는 1982년 KBS 드라마 ‘세 자매’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했다.
지난 10일 한 예능 프로그램 출연해 결혼 소식을 깜짝 발표한 김수용은 11일 “정말 오랜만의 방송 출연인데다 결혼 소식을 털어놔 휴대폰 충전을 못할 정도로 지인들의 축하 연락을 받고 있다”며 웃었다. 김수용의 깜짝 결혼 소식에 두 사람이 결혼 전 2세란 선물을 받은 건 아닌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를 두고 김수용은 “정말 아니다”며 웃었다. 김수용은 예비신부를 만나게 된 사연도 풀어놓았다.
“정확히 몇 년 전인지는 기억이 안 나는데 사진 작업 때문에 처음 알게 됐어요. 그 친구(예비신부)가 인물 사진 작업을 위해 새로운 인물을 찾고 있다며 지인을 통해 소개받았고 그 이후 친해져서 오빠 동생으로 지냈죠. 그냥 편하게 지내다 사귀자는 말도 없이 연인이 된 경우예요. 그러다 결혼까지 왔네요(웃음).”
김수용은 “아직 결혼식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두 사람 다 일로 바쁜 탓이다. 김수용은 “결혼식 사회와 축가를 맡아 줄 사람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 신접살림을 차릴 집도 고르고 있는 중이다. 국민대 예술대학원 등에서 연기 강의를 하고 있는 김수용은 현재 뮤지컬 ‘엘리자벳’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서울 공연만 9월까지 이어져 신혼여행도 뒤로 미뤘다.
김수용은 파고다공원에 가면 ‘아이돌’이 부럽지 않다. 대학 다닐 때 공연을 준비하며 소품 사러 파고다공원 인근 그릇시장에 갔다가 공원에 들렀더니 ‘즉석 팬미팅’이 벌어졌다. 새 모이 주던 할아버지들도 ‘영구 아니냐’며 그를 반겼다. 그만큼 김수용은 TV를 통해 중장년에 친숙한 배우다. 김수용은 2006년 ‘황금사과’이후 드라마에 얼굴을 비치지 않고 뮤지컬 등 공연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드라마 복귀 계획 등을 묻자 김수용은 “방송은 내 친정”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드라마나 혹은 영화로 인사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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