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에 안전한 대증요법 실시 계획
중증상황 땐 제왕절개 수술 고려
임신 상태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로 최종 확인된 109번 환자(39ㆍ여)는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정상출산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첫 임신부 감염 사례로 현재 임신 36주째로 만삭이다. 삼성서울병원은 감염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관련 전문의 6명이 팀을 꾸려 출산과 건강 회복을 돕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도 안전한 분만과 출산을 돕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과 보건당국이 전담 팀까지 꾸려 이 환자를 특별관리하는 것은 만약의 경우 일반 국민들의 메르스 공포가 극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환자는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병동에 입원 중이던 지난달 27일 급체 증상으로 응급실에 간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가 메르스 환자(14번)와 접촉했다. 비교적 경증으로 현재 근육통을 제외하고는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팀은 임신부인 만큼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고 태아에게 안전한 대증요법을 실시할 계획이다. 정부가 민간전문가와 공동으로 꾸린 메르스 즉각대응팀(TF)의 엄중식 한림대강동성심병원 엄중식 교수는 “증상이 사라질 경우 정상 분만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폐렴 같은 중증상황으로 진행할 경우 제왕절개 수술 같은 적극적인 출산을 유도하고 이후 산모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 치료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다음주면 37주로 접어 들어 정상 분만 범위에 속한다. 엄 교수는 “메르스는 짧게 1주일에서 열흘, 평균 2주면 회복이 된다”며 정상 분만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신부의 메르스 감염 사례가 세계적으로도 3건밖에 보고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이 환자의 경우 임신 후반기로 비교적 안정된 상황이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엄 교수는 “B형 간염바이러스 출산 과정에서 흡인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태반을 통한 감염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예측이 조심스럽지만 현재 태아도 건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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