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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모뉴엘… 수출가 1만배 부풀려 사기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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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모뉴엘… 수출가 1만배 부풀려 사기 대출

입력
2015.06.1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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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수출 속은 은행들 손실 불가피

허위 수출채권을 담보로 3조4,000억원에 달하는 위장대출을 받았던 가전업체 모뉴엘 식 사기 사건이 세관당국에 적발됐다. 불법 대출 규모는 1,500억원대로 모뉴엘에는 못 미치지만 수법은 거의 유사했다. 기업은행 등 위장대출에 속은 은행들은 또다시 손실이 불가피하게 됐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이하 서울세관)은 11일 수출품 가격 조작과 위장 수출방식으로 1,522억원대의 무역금융을 금융기관들로부터 부당하게 대출받은 후 28억원 상당을 해외 유출한 혐의(관세법 및 특가법상 재산국외도피)로 TV 케이스 금형업체 H사 대표 조모(56)씨를 구속하고, 이 회사 자금담당 과장 유모(34)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서울세관에 따르면 조씨는 2010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자신의 회사에서 생산하는 TV 캐비닛(플라스틱 TV케이스)의 개당 원가가 2만원 수준에 불과한데도 1만 배인 2억원으로 부풀려 수출신고 서류에 기재했다. 물품은 일본의 거래처로 수출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몄지만, 실제는 미국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의 빈 사무실로 보내 쌓아놓았다가 폐기 처분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조씨는 5년 여 동안 291회의 수출거래를 위장했고 기업은행 등 5개 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해 현금 1,522억원을 챙겼다. 조씨는 수출채권 만기가 도래하면 다시 위장수출 방식으로 확보한 수출채권을 되팔아 기존 대출금을 갚는 수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 조씨는 대출금 가운데 28억원을 수입대금 명목으로 일본의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송금해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이 주택구입비로 사용케 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서울세관 관계자는 “조씨는 대출금으로 월세 1,800만원의 고급 빌라에서 내연녀와 생활하며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고급 수입차 10여대를 리스해 사용해왔다”라며 “법인카드로 명품 60억원 어치를 구입하고 상품권과 금괴 등을 사들이는 등 흥청망청 사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세관이 파악한 조씨의 미상환 금액은 일반 신용대출(61억원)을 제외하고 286억원으로 기업은행(264억원) SC제일은행(22억원) 등은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

양홍주기자 yangh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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