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공포로 ‘천년의 축제’인 강릉 단오제가 축소 운영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강릉시와 강릉단오제위원회는 11일 메르스 확산 우려에 따른 시민 건강과 생명을 고려해 올해 단오제는 제례와 단오굿, 관노가면극 등 지정문화재만 진행하고, 남대천 단오장에서 진행하던 모든 축제를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강릉단오제는 16일부터 23일까지 8일 동안 남대천 단오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올해 지정문화재 행사는 강릉단오보존회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대관령국사여성황사에서 철저한 소독하에 진행될 예정이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인파가 운집했던 남대천 단오장의 공연과 경축ㆍ부대 행사, 난장 등이 모두 열리지 않아 사실상 올해 단오제 행사는 취소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인 강릉 단오제는 일제강점기와 6ㆍ25전쟁은 물론 사스와 구제역 등 수많은 난관에도 꿋꿋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결국 메르스에 발목이 잡혔다.
강릉시와 단오제위원회는 단오제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지 10년째를 맞는 중요성과 행사 취소에 따른 시민들의 상실감 등을 감안, 11월 ‘인류유산 선정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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