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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급한데… 산으로 가는 대한체육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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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급한데… 산으로 가는 대한체육회

입력
2015.06.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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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 구성 등 내부 갈등 심화

대한체육회가 야심차게 추진하던 통합체육회 출범을 앞두고 심각한 내홍에 휩싸여 있다.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이기흥 부회장이 공개적으로 갈등을 드러내는 한편 대한체육회에서 자체적으로 조직한 체육단체 통합추진위원회와 대한체육회 사무처간의 이전투구도 점입가경이다. 체육단체통합이라는 국내 체육계의 역사적 전환점을 앞두고 중추가 돼야 할 대한체육회의 공신력이 땅에 떨어졌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6일 엘리트 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대한체육회와 생활스포츠를 주관하는 국민생활체육회를 합쳐 통합체육회를 설립하자는 합의문에 공식 서명했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서상기 당시 국민생활체육회장(새누리당 의원),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체육특별위원장 등 4명이 합의문에 서명했다. 그리고 지난 3월3일 체육단체통합을 명시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대한체육회, 국민생활체육회 그리고 여야 정치권의 합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3월27일 정식 공포됐다. 국민체육진흥법 제33조와 부칙 제3조에 따라 법 공포일로부터 1년(2016년 3월26일)까지 문체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통합체육회 설립을 완료해야 한다. 이에 따라 양 체육회는 각각 내부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문체부 공식 통합 준비위원회는 대한체육회 추천 3명, 국민생활체육회 추천 3명, 문체부 추천 3명, 국회 교육문화위원 추천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측 통합추진위원장이 이 구성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체육회 내부의 갈등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기흥 통합추진위원장은 정부와 정치인을 배제하고 체육회 7명, 국민생활체육회 7명 동수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9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일부 대의원의 반대에 부딪혔다. 통합 일정을 2017년 2월로 1년 늦추는 연기 방안 역시 내부 합의에 실패했다. 내년 2월까지 통합을 마무리하려면 시간이 촉박해서 리우올림픽 준비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에 대의원들은 “사전 공지 없이 중요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졸속”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시해 상정되지 못했다.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도 “문제를 제기하려면 법안 통과 이전에 했어야지 모든 통합과정에 참여해 합의까지 마쳐 놓고 뒤늦게 갈등을 조장하는 대한체육회의 행동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통합체육회의 또 다른 축인 국민생활체육회도 난감한 입장을 드러내며 대한체육회의 내부 조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은 “현재 김정행 회장과 합의한 기존 입장에서 새로 논의되거나 변화된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을 아꼈다. 문체부 역시 대한체육회 내부 갈등이 진화되길 기다리고만 있다. 대한체육회 내부의 밥그릇 싸움에 한국 스포츠 패러다임에 대변혁을 가져 올 통합체육회 탄생은 빚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위기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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