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 시굴 조사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에 자리한‘오목대(전북도기념물 16호)’에서 후백제 궁성과 도성의 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성벽 흔적이 발견됐다.
국립전주박물관은 11일 전주 오목대에서 후백제 복원 프로젝트인 후백제 도성벽 추정지 시굴조사 현장설명회를 열고 이번 시굴조사를 통해 대규모 토석혼축(土石混築ㆍ흙과 돌을 섞어 쌓는 방식) 성벽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 역시 통일신라 후기(9세기)부터 고려 초 이전(10세기)의 양식과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어 후백제 시대(900~936년)에 성벽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성벽은 오목대 동쪽에서 남서쪽에 이르고 있으며 통일 신라 후기부터 후백제시기에 해당하며, 길이 25㎙1, 폭 8㎙, 높이 3~5㎙ 규모다.
성벽은 후삼국 시기의 혼란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듯 토석과 와적(瓦積ㆍ기와를 쌓는 방식)으로 혼축한 간단한 구조로 축조됐다. 한 층을 쌓은 뒤 정지작업을 하고 또 다른 층을 쌓는 방식으로 여러 층을 겹쳐 쌓은 흔적도 발견됐다.
오목대는 1380년 태조 이성계의 남원 운봉 황산전투 승리한 뒤 연회를 열었던 곳이자 1900년 고종의‘태조고황제주필유지’비석과 비각 건립 등 조선 왕조와 관련해서만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 발굴을 통해 후백제와의 연관성이 입증됐다. 이번 출토된 유물은 집선문(集線文) 평기와와 초기 어골문(魚骨文) 등 후백제 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유물들은 순천 해룡산성 출토품을 비롯해 후백제 성으로 알려진 동고산성 북문지 3차 성벽과 서문지 2차 성벽, 나주 자미산성, 광양 마로산성, 광주 무진고성 출토유물과도 유사하다.
당초 이 성벽은 1944년 ‘전주부사’의 기록과 1992년 전영래 선생에 의해 후백제 도성의 남서쪽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물관측은 이 성벽이 북쪽 고토성(古土城)과 같이 성벽과 자연지형을 이용해 남쪽 관문을 지키는 요새의 기능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하고 오목대의 넓은 대지에 아직도 후백제의 여러 방어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국립전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후백제 유적에 대해 지난 1948년과 1954년 항공사진, 1968년 위성사진, 일제강점기 지형도와 지적도,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오목대 전 지역에 대한 세밀한 조사가 이뤄진다면 구체적인 후백제의 실상이 밝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경우기자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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