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사실상 내년 총선모드에 돌입한 가운데 정치인들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복병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악수로 ‘표밭’을 관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들이 메르스 탓에 손을 먼저 내밀기도, 내민 손을 덥석 붙잡지도 못하고 있다.
전남 순천과 곡성이 지역구인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의원은 10일 “막 서울에서 (메르스)청정 지역구로 내려왔는데 적지 않게 신경이 쓰인다”며 “악수를 청해 오면 양해를 구하고 눈인사로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매주 토요일 순천호수공원서 열던 광장토크도 연기했고 ‘1박2일 마을회관 투어’도 잠정 중단했다. 마을회관에서 지역 민심을 듣고 주민들과의 동침으로 이뤄지는 민심투어는 이 의원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다.
그렇다고 지역구를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김무성 대표가 내년 총선을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로 치르겠다고 선언한 터라 현역이라도 안심할 수 없다. 책임당원 투표와 여론조사로 경선이 진행되는 만큼 의원들은 도리어 지역구를 더욱 자주 찾을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여당의 한 초선의원 보좌관은 “지역 대학 강의 요청을 받고 메르스 때문에 의원이 많은 갈등을 했지만 (20대 총선을 앞두고) 내려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신체적 접촉을 최소화 하면서 일정을 소화했다”고 전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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