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 인터넷 연결 기기 통합관리
SKT, 통합 플랫폼 '씽플러그' 첫선
LGU+ 삼성전자도 새 서비스 선봬
구글·애플, 플랫폼 잇따라 공개
정부, IoT 보안기술 강화에 주력
기술 개발·기업 육성에 107억 투입
사물과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에서 패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업체들의 싸움에 불이 붙었다. 글로벌 IT공룡 삼성전자와 구글, 애플뿐 아니라 이동통신업체들의 IoT 전략이 하나 둘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IoT를 국가 성장 산업으로 보고 있는 정부도 관련 산업의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 붙였다.
10일 정부 및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주목 받기 시작한 IoT 산업에서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하다. IoT 플랫폼이란 인터넷에 연결된 모든 기기를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운용체계다. 플랫폼이 있으면 IoT로 연결된 수 많은 기기들을 플랫폼을 통해 스마트폰에 설치된 소프트웨어(앱) 하나로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다.
하지만 플랫폼이 없으면 IoT로 연결된 각각의 기기를 다룰 많은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해야 한다. 그만큼 불편하고 기기 간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폭발적으로 IoT 기기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을 한꺼번에 통합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 개발이 필수다. 업계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나 구글의 안드로이드처럼 플랫폼의 승자가 IoT 세계를 주도할 것으로 본다.
지난 4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한 SK텔레콤은 10일 누구나 쉽게 IoT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게 해주는 IoT 플랫폼 ‘씽플러그’를 공개했다. 국내 이동통신업체 중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통합형 IoT 플랫폼인 씽플러그는 IoT 국제표준을 기반으로 제작돼 여기 맞춘 전 세계 모든 기기나 앱과 쉽게 연동된다. SK텔레콤은 앞서 내놓은 가정용 IoT 서비스 ‘스마트홈’의 플랫폼도 씽플러그로 통합할 계획이다.
특히 씽플러그는 개발자가 원하는 IoT 서비스를 직접 만들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이를 통해 제작한 서비스를 등록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플랫폼도 갖췄다. 예를 들어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비닐하우스 내 온도와 습도를 감지하는 IoT 기기나 센서만 구입한 다음 여기에 맞는 앱을 직접 개발해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스마트홈’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LG유플러스는 ‘IoT@홈’ 플랫폼을 다른 제조사나 앱 개발사 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5월 개방형 IoT 플랫폼 ‘아틱’을 공개하고 중소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IoT 기기를 손쉽게 개발하도록 했다. 또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인수한 IoT 플랫폼 회사 스마트싱스에서 개발한 스마트홈 보안 패키지 서비스도 하반기에 출시 예정이다.
이에 뒤질세라 스마트폰 OS의 80%를 차지하는 구글도 지난달 개발자회의에서 IoT 플랫폼 ‘브릴로’를 공개했다. 구글과 스마트폰 OS시장을 나눠 갖는 애플도 8일(현지시간) 새 스마트홈 플랫폼 ‘홈킷’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IoT는 스마트카, 헬스케어 등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스마트홈 영역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국내 업체들이 빨리 시장을 장악하지 못하면 구글, 애플에 더 많이 의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걸음마 단계인 국내 IoT 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IoT의 가장 큰 위협요소인 보안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IoT는 실생활 속 사물에 인터넷과 정보기술이 결합된 만큼 사이버 공간의 해킹이나 오작동 위험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날 IoT 제품ㆍ서비스의 설계부터 유통, 공급, 유지, 보수까지 전 단계에 보안 기술을 적용하고, 세계 IoT 보안시장을 선도하는 핵심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래부는 올해 IoT 보안 핵심기술 개발에 48억원, IoT 보안 우수기업 발굴ㆍ육성에 15억원 등 총 107억5,000만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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