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총리대행 대국민 담화
정부가 10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 여러분의 신뢰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 발생 이후 정부의 대국민 담화는 처음이다. 보건당국의 최초 판단과 다르게 메르스 사태가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음을 정부가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총리대행이 발표한 담화문에서 정부는 “메르스 노출 의료기관을 꼭 확인하고 이상 증세를 보일 경우 임의로 병원에 가지 말고, 반드시 보건소에 신고한 후 보건요원의 안내를 따라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국립중앙의료원 외에도 메르스 지역거점 의료기관을 확보해 집중치료할 수 있도록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담화에서 최 총리 대행은 대국민 행동요령을 주문했다. ▲발열 기침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마스크를 사용하고, 병문안을 위한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할 것 ▲과도한 불안과 오해를 갖지 말고 일상활동을 할 것 ▲메르스 발생지역에 대한 소비기피 등 근거 없는 행동을 자제할 것 ▲자가 격리자는 본인은 물론 가족 이웃을 위해 잠복기가 지날 때까지 인내할 것 등이다. 앞으로 메르스 사태를 보건당국 방역만으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대국민 담화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발표 시각을 1시간 미뤄가며 최 총리대행이 갑자기 이 자리에 서, 정부 당국이 지금 상황을 정치적으로도 심상치 않게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정부는 이날 확진자와 의심환자, 그리고 메르스에 노출이 안된 일반 국민을 따로 분류하는 ‘삼각 체계’로 환자 이동을 통한 병원 내 감염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음압병상을 갖춘 전국 16개 치료병원에서 중증 확진환자를 진료하고, 의심환자 진료는 32개 노출자진료병원에서 맡도록 했다. 일반국민은 안전병원과 응급실 선별진료소에서 진료를 받게 된다.
채지은기자 cj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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