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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회사 차리고 위조 수표 동원, 중소상공인 꾀어 수억 뜯은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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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회사 차리고 위조 수표 동원, 중소상공인 꾀어 수억 뜯은 50대

입력
2015.06.10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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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놓고 저금리로 대출을 해주겠다고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이모(57)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2010년 미국에 금융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지난해 1,2월 대출 희망자들에게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꾀어 한모(50)씨 등 3명으로부터 보험금 명목으로 80만달러(한화 약 8억원)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는 대출을 원하는 중소상공인들을 서울 잠실동의 한 호텔로 부른 뒤 자신을 미국 소재 금융회사의 한국 지사장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미국 본사에서 500만달러 대출 승인이 났다”며 “대출을 원하면 보험금 명목으로 25만~30만달러를 송금하라”고 요구했다. 이씨는 피해자들을 완벽히 속이기 위해 위조된 50만달러짜리 미국 현지 은행 수표와 5억달러짜리 잔액증명서를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저금리(3년간 3% 이자) 대출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씨는 2010~2013년 미국에 거주할 때 쓰던 현지 전화번호를 국내 휴대폰으로 착신전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사기행각에 적극 이용했다. 피해자들에게 미국 뉴욕 현지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게 해 자신이 미국 본사에 출장을 간 것처럼 꾸며 안심시키는 식이다. 그는 또 피해자들을 만날 때마다 서로 다른 영어 가명을 사용하는 등 정확한 인적사항을 알려주지 않아 신고가 쉽지 않도록 만들었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가로챈 돈 대부분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희기자 jxp93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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