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남미 최대 자동차 생산국 멕시코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높은 관세 때문에 시장 개척이 어려웠지만 현지에 공장을 건설하며 진입로를 뚫었다.
기아차는 지난 9일(현지시간)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로드리고 메디나 데 라 크루즈 누에보 레온주 주지사와 전비호 주멕시코 한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규모 행사를 열고 멕시코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다음달 1일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등 주요 10개 도시에 21개 판매점을 통해 준중형 K3(현지명 포르테)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 쏘렌토 등을 판매한다. 11월에 신형 K5(현지명 옵티마)도 내놓는다. 대리점은 2017년까지 60여개로 확대한다.
K3의 상대는 현지 시장을 주름잡는 토요타 '코롤라', 포드 '포커스', 마쓰다의 '마쓰다3' 등이다. 스포티지는 혼다 'CR-V'와 마쓰다 'CX-5'와 정면대결하고, 쏘렌토는 토요타 '하이랜더', 닛산 '패스파인더' 를 상대한다.
이들을 꺾기 위해 기아차는 현지에서 유래 없는 파워트레인(엔진과 변속기 등) 7년ㆍ15만㎞ 보증 서비스를 앞세워 차별화를 시도한다. 기아차 해외영업본부장인 오태현 부사장은 “상품 경쟁력과 효율적 마케팅을 앞세워 강력한 판매망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가 멕시코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멕시코가 지난해 완성차 322만대를 생산해 브라질을 제치고 중남미 최대이며 세계 7위의 자동차 생산국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내수 판매도 2012년 99만대에서 지난해 114만대로 성장했다.
문제는 멕시코 정부가 수입차에 부과하는 20%의 높은 관세다. 이를 피하기 위해 폭스바겐과 토요타 등 해외 업체들은 현지에 공장을 운영한다. 기아차도 지난해 10월 멕시코 제3의 도시 누에보 레온주 몬테레이에 연간 30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지었다. 기아차는 현지 공장 건립에 따른 반대 급부로 무관세 수입쿼터를 받아 한국에서 생산한 K3를 다음달부터 수출하고 내년부터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더해 시장 공략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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