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일 치러지는 덴마크 총선에서 사회민주당 헬레 토르닝슈미트(49) 현 총리의 재선이 유력하다고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전세계적인 금융 위기에서 개혁과 복지 사이에서 슬기롭게 균형을 잡아 북유럽 중 가장 큰 타격을 맞은 덴마크를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공로가 높게 평가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2년 전 집권 여당이 지지율이 바닥인 상황에서 인기 없는 개혁을 밀어붙일 때만 해도 여당 지지율은 야당보다 17%포인트나 낮게 나왔다. 하지만 지금 개혁이 성과를 거두며 덴마크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자 토르닝슈미트 총리의 재선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토르닝슈미트 총리의 덴마크 사회민주당은 유럽 중도 좌파 정당 중 가장 오른쪽으로 옮겨갔다는 평가를 받지만, 전통적으로 거대했던 복지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토르닝슈미트 총리는 FT와의 인터뷰에서 “비즈니스에 적합한 환경 조성을 위해 구조적 개혁을 수행할 지점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세금을 낮춰주는 동시에 사회 정의와 사회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르닝슈미트 총리는 중도 좌파 정당의 당수이면서 평소 명품을 선호해 ‘구찌 헬레’라는 별명까지 붙었지만, 현재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일부 덴마크 남성 정치인들 사이에 여전히 뿌리 깊은 여성 혐오를 극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고 덧붙였다.
토르닝슈미트 총리 개인의 인기도 라이벌들을 앞지르고 있다. 전임 총리인 라스 로케 라스무센 중도우파 당수는 2013년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의 의장을 맡던 당시 공금으로 호화 해외여행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고, 경제재무장관 출신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는 유럽위원회로 떠난 상태다.
하지만 토르닝슈미트 총리가 재선으로 가는 길에는 변수가 남아있다. 라스무센 당수는 토르닝슈미트 총리가 임기 초 몇 가지 공약들을 번복한 사실로 신뢰성 공격에 나서고 있는데다 지난 4년간 최소 7명의 장관이 경질된 것도 비판거리다. 정부가 덴마크의 가장 큰 국영 에너지 회사인 동에너지사의 지분 일부를 골드만삭스에 매각한 것 역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불안 요소에도 불구하고 토르닝슈미트 총리의 강력한 무기는 재정 위기를 극복한 경제 성장이다. 올해 덴마크는 1.7%의 경제 성장률이 예상되며 내년에는 2%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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