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기준치의 수십 배 검출
유해 생활용품 26개 회수조치
소비자들이 애용하는 유명 브랜드 구두에서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검출돼 당국이 회수조치를 내렸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실생활에서 사용빈도가 높은 생활용품 316개를 대상으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위해성이 드러난 26개 제품에 리콜 조치를 내렸다고 10일 밝혔다. 리콜 대상은 구두(5개) 벨트(4개) 핸드백(3개) 휴대용사다리(1개) 폴리염화비닐(PVC)관(13개)이다. 해당 제조사들은 유통매장에서 해당 제품을 즉시 수거하고, 이미 판매된 제품은 수리나 교환을 해줘야 한다. 이번에 리콜된 가죽제품 12개에서는 피부염이나 유전자 손상을 유발하는 발암물질인 6가 크로뮴이 기준치(3.0㎎/㎏)를 초과해 검출됐다. 패션그룹 형지로 잘 알려진 우성I&C가 만든 신사화(모델명 BXHAS)의 깔창에서 나온 6가 크로뮴은 기준치의 52배가 넘었고,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 있는 구두브랜드 탠디의 숙녀화(모델명 84430)에서도 기준치를 20배 초과한 6가 크로뮴이 검출됐다. 엘칸토와 MCM이란 브랜드로 친숙한 성주디앤디, 스페인 패션브랜드 망고의 제품에서도 6가 크로뮴이 나왔다. 가죽제품 가공에 사용되는 6가 크로뮴은 발암분류기준 최상위 그룹에 포함돼 있다.
세진알미늄이 제작한 휴대용사다리는 원예작업에 사용하는 A형 구조임에도 사다리를 견고하게 지지하는 잠금 장치가 없어 사용자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수도관으로 많이 쓰이는 PVC관 13개 제품은 관의 두께, 인장강도가 기준에 미달돼 토압(흙이 누르는 힘)을 견디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제품은 납 함량이 기준치를 넘어 환경오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가기술표준원은 리콜제품 정보를 제품안전정보센터(www.safetykorea.kr)에 공개하고, 해당 제품들을 위해상품판매 차단시스템에 등록해 전국 대형 유통매장에서 판매를 즉시 중단하도록 했다. 소비자들은 해당 업체에 수거 교환 수리를 요구할 수 있으며 거부당하면 국가기술표준원(043-870-5422)이나 한국제품안전협회(02-890-8300)에 신고하면 된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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