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잭 워너(72) 국제축구연맹(FIFA) 전 부회장의 횡령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는 한국에서 전달받은 성금까지 가로챈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10일(한국시간) 입수한 미국 검찰의 수사 보고서에 따르면 워너 전 부회장은 FIFA와 대한축구협회가 지난 2010년 대지진 참사 때 구호자금으로 아이티에 건넨 75만 달러(약 8억4,000만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구호금으로 대한축구협회는 50만 달러(약 5억6,000만원)를, FIFA는 25만 달러(약 2억8,000만원)를 냈다.
BBC는 구호금이 트리니다드토바고축구협회의 계좌로 송금된 후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워너 전 부회장은 당시 트리니다드토바고축구협회 특별 고문을 맡으면서 협회 계좌를 홀로 관리했다.
워너 전 부회장의 자금 횡령 의혹은 2012년에도 불거진 적이 있다. 그 해 2월 FIFA는 구호기금으로 25만 달러를 북중미카리브해축구연맹(CONCACAF)에 보냈지만, 아이티축구협회는 실제 받은 돈이 그보다 훨씬 적은 6만 달러에 불과하다며 조사를 벌였다. 이에 워너 전 부회장은 "의혹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해 할 말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워너 전 부회장은 2010년 월드컵 본선 개최지를 선정하는 2004년 FIFA 집행위원 투표 때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지지하는 대가로 남아공월드컵조직위원회로부터 1,000만 달러(약 112억원)를 수령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과거 월드컵 본선 개최지 선정 때마다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로부터 미국 압송을 위한 수배를 받고 있는 워너 전 부회장은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잭 워너 FIFA 전 부회장.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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