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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키스 타임' 사라져… 야구장도 '메르스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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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구장 '키스 타임' 사라져… 야구장도 '메르스 예방'

입력
2015.06.1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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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직구장은 비닐 봉지를 이용한 일명 ‘봉다리 응원’의 진원지로 유명하다. 부산 팬들의 유별난 야구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으로 꼽힌다. ‘열혈’ 부산 야구팬들은 경기 중 전광판을 통해 진행되는 ‘키스 타임’ 때도 화끈하다. 타 구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뜨거운 장면’을 곧잘 연출한다. 카메라가 재미 삼아 비추는 남-남 커플도 부산 사직구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조건 서로를 외면하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당분간 사직구장에서 키스 타임은 볼 수 없게 됐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에 따라 ‘키스’가 아닌 ‘허그’ 타임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 7일 사직 KIA전부터 허그 타임을 운영하고 있다. 9일 사직 kt전에서도 6회초가 끝난 뒤 ‘롯데워터파크와 함께하는 허그 타임’이 진행됐다.

메르스는 침이나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튀거나 날아올라 흩어지는 물거품)에 의해 감염된다. 전문가들은 ▲손 자주 씻기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열이나 기침이 나면 마스크 착용하기 등을 예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은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길도 크게 줄었다.

일요일인 지난 7일 KBO리그 5개 경기가 열린 잠실과 목동, 사직, 대전, 마산구장에는 총 4만3,468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경기당 평균 8,694명으로, 올 시즌 일요일 평균 1만3,096명과 비교하면 33.6%나 감소했다. 이번 주중 첫 경기인 9일에도 관중석은 한산한 편이었다. ‘서울 라이벌’ 두산-LG전이 열린 잠실구장에 1만1,384명이 입장한 것을 비롯해 사직 8,255명, 대구 5,110명, 인천 3,389명, 광주 4,030명이었다. 총 3만2,168명으로 평균 6,434명에 그쳤다.

결국 각 구단도 적극적으로 메르스를 예방하기에 이르렀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사태를 지켜봐야겠지만, 당분간은 허그 타임으로 운영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부산=함태수기자 hts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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