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기ㆍ사회구조 개혁 위한
200여 개 참신한 아이디어 쏟아져
'기술장터' 제안 임선경씨 최우수상
본보가 창간 61주년을 맞아 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대국민 토론회 ‘다시뛰자, 대한민국!’은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고 사회구조를 개혁하는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장이었다.
이번 토론회는 본보가 3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45일간 공모한 대국민 아이디어를 토대로 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구조 개혁 및 사회 각 분야별 병폐 등을 바로잡는 ‘이것 좀 고칩시다!’와 실현 가능한 경제개혁 아이디어인 ‘이것 좀 해봅시다!’ 2개 분야로 나눠 접수를 받았는데, 200개 이상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이 가운데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 김동석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원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 부회장,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이성철 한국일보 부국장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실현가능성, 사실성, 참신성에 비중을 두고 평가해 최종 6개의 아이디어를 추려냈다. 6편의 아이디어들은 보완의 여지가 있지만 정책에 반영할 만한 의미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다.
최우수상을 받은 임선경(28)씨는 산업기술 개발을 장려하는 환경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임씨는 이미 개발됐지만 상업화하지 않은 기술들을 정부가 엔젤투자자로 나서서 투자하거나 직접 매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비용 부담을 덜어 낼 수 있어 기술개발에 뛰어들 것으로 봤다. 임씨는 “정당한 대가를 주고 기술을 거래하는 정부 주관 ‘기술장터’를 운영한다면 기업간 기술거래 활성화 및 불법행위 근절, 기술유출 위험 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패널로 참석한 김동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시장과장은 “국가가 기술을 직접 매입하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기술장터는 국가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성과물을 등록해 필요한 기업이나 대학, 연구소에 연결해주는 제도인 ‘기술은행’과 취지가 유사한 만큼 참고하겠다”고 거들었다.
황인석(52)씨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비자(D-8) 신청 시 제출해야 하는 체류 증명서류의 불편함을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현행법은 국내의 부동산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는 호텔 등에 머물거나 임시시설을 이용한다”며 “현실을 반영해 체류 주소를 사무실이나 공장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고 제안했다.
대학생 최혜진(24) 박수정(22) 김연승(21)씨는 800만명을 넘어서 전체 근로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냈다. 그는 비정규직이 긍정적인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정규직이 아니다’라는 뜻을 담은 “비(非)정규직”이란 말부터 “미래정규직”이라는 표현으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또 비정규직의 10%를 정규직으로 의무전환하거나, 미래정규직이 자기개발에 투자할 수 있도록 ‘미래 정규직 개발 카드’를 발급하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박영삼 노사정위원회 기획위원은 “노사 합의로 비정규직 비율 감축 목표를 권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생 길성수(24) 조희주(23)씨는 정책금융 이용시 정부가 중소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도록 경진대회를 열어 검증된 기업을 위주로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또 윤덕하(51)씨는 일정 요건을 갖춘 발명가를 공인해주는 ‘공인발명가’ 제도를, 최원우(28)씨는 전문지식이 필요한 시민들에게 관련 전문가가 도움을 주는 ‘지식공유 서비스’를 제안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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