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국립현대미술관장 공모를 백지화하고 재공모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16일 정형민 전 관장이 채용비리로 인해 직위해제된 이래 8개월째 이어진 관장 공석 상태가 더 길어지게 됐다.
문체부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그동안 진행해 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채용 절차와 관련해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재공모 등 후속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책임운영기관의 설치ㆍ운영에 관한 법률 시행령의 채용후보자 중 적격자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채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관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는 기획운영단장을 중심으로 미술관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1월 28일부터 2월 9일까지 진행된 관장 공모에는 15명이 응모했다. 3월에는 최종 후보자로 최효준 전 경기도미술관장과 윤진섭 전 국제평론가협회 부회장이 선정됐다고 알려졌으나 문체부와 인사혁신처는 뚜렷한 해명 없이 관장 임명을 미뤄 왔다.
한국 미술의 중심역할을 맡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수장이 누가 될 것인지는 미술계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인사혁신처가 외부 압력을 배제하겠다는 이유로 비공개 심사 원칙을 고수하며 오히려 공모 과정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김정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정치권의 지원을 받아 관장에 낙점됐다는 설이 제기됐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정상화를 위한 범미술행동 300’은 2월 원로 작가 300여명의 이름을 모아 ‘10대 사양인물’을 선정 발표하고 관장 후보들 간의 공개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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