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도 천일염전. 한국관광공사 제공
증도는 섬 아닌 섬이다. 다리가 놓여 뭍에서 차로 들어갈 수 있다. 그럼에도 섬의 아날로그 정취는 여전하다. 증도에서는 숨가쁜 일상이 멈춘다. 너른 갯벌과 염전, 푸른 바다…. 눈 돌리는 곳마다 천연한 자연이 튀어나와 가슴 탁 트이게 만든다. 순박한 섬 사람들의 생활은 도시인의 생채기를 시나브로 아물게 한다. 서해안고속도로, 광주-무안고속도로를 차례로 타고 북무안IC로 나와 국도 24호선을 따라 무안 해제, 지도 방향으로 가면 닿는다.
● 드넓은 '소금밭'…체험도 가능
증도는 중ㆍ장년에게는 '보물섬'으로 통한다. 1976년 중국 송ㆍ원나라 시대 유물이 증도 앞 바다에서 무더기로 발견 됐다. 증도 북서쪽 끄트머리에 이를 알리는 기념비가 있다. 여기서 바다로 약 2km 떨어진 곳에서 보물이 나왔다. 기념비가 서 있는 일대는 아름다운 일몰 감상 포인트다. 호롱섬, 도덕도, 대단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어우러진 풍경이 운치가 있다.
요즘 증도는 '슬로시티'로 통한다. 슬로시티는 쉽게 말해 자연과 전통문화를 잘 보호하면서 '느림의 삶'을 추구하자는 운동이다. 1999년 이탈리아 몇몇 작은 마을에서 시작됐는데 그 취지가 인정 받으며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증도는 2007년 아시아에서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됐다. 섬 곳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느림의 삶을 실감할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염전이다. 증도에는 우리나라 단일염전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태평염전이 있다. 1953년에 만들어졌고 지금도 국내 천일염 생산량의 약 6%에 해당하는 연간 1만7,000톤의 천일염이 만들어진다. 광활하게 펼쳐진 소금밭과 이를 가르며 수km에 걸쳐 소금창고가 뻗어있다. 염전 주변에는 체험시설이 많아 아이와 함께 들러도 유익하다.
끝없이 펼쳐진 갯벌은 천연한 자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증도의 명소로 꼽히는 우전해변 북쪽 끝에 약 429만㎥(130만평)의 갯벌이 자리잡고 있다. 갯벌을 탐방할 수 있도록 갯벌 위를 지나가도록 만든 일명 '짱뚱어다리'는 증도의 명물이다. 다리를 따라 걸으며 칠게, 농게, 짱뚱어 등 다양한 갯벌 생명들을 살피는 재미가 쏠쏠하다.
● 4km 고운 백사장의 우전해변
우전해변은 증도의 대표적인 해변이다. 백사장 길이가 4km가 넘는다. 모래는 아주 하얗고 고우며 바닷물 깊이도 적당해 여름 시즌 해수욕장으로 인기다. 짚풀로 만든 비치파라솔은 동남아 휴양지 같은 이국적 풍경을 선사한다.
해수욕장 뒤로는 해송 숲이 울창하다.
증도는 느리게 걸을 때 더 잘 보인다. 섬을 에둘러 '모실길'이 42.7km 길이로 조성돼 있다. 길은 보물 인양 지역을 바라보는 해안 언덕을 지나고 천일염전과 갯벌, 해송 숲을 관통한다. 어디는 차를 세워두고 걸을 수 있을 만큼 걸어본다. 도시에서 얻은 가슴 먹먹함이 풀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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