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주택담보대출만 8조원 껑충
4월 가계 빚 증가액이 월간 기준으로 사상 처음 10조원을 돌파했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4월 말 현재 은행과 비(非)은행기관(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2,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0조1,000억원 증가했다. 월별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액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최대 증가액은 부동산 관련 금융 규제가 완화한 직후인 작년 10월 7조8,000억원으로 이보다 2조원 이상 더 많다.
증가액의 대부분(8조원)은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했다. 취급기관별로는 은행 대출이 8조7,000억원으로 증가액의 9할 가까이를 차지했다. 은행을 제외한 기관의 대출 증가액은 1조4,000억원으로 작년 같은달(2조2,000억원)보다 적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4월 한 달간 6조원이 늘어 전체 가계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특히 서울은 3조4,000억원이 늘어 가계대출 잔액 증감이 없었던 작년 4월과 확연히 비교됐다.
신병곤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경기 활성화로 4월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전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3월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진데다, 변동금리를 저금리 고정대출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연 2.63%) 출시 여파로 4월 들어 시중은행 가계대출 금리가 연 2%대로 내려앉은 것도 대출 증가세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보인다.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면서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증가액은 작년 1분기 3조4,000억원→2분기 14조7,000억원→3분기 17조7,000억원→4분기 22조9,000억원으로 증가 폭이 계속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증가세가 쉽게 꺾일 것 같지 않아 보인다”라며 “감독당국 및 기획재정부와 함께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가계부채가) 다소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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