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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3일 이상 야근한다" 40%… "일에 치우쳐 가정 챙기기 어려워" 76%

입력
2015.06.0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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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은 가족 친화적인 직장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시 퇴근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직장인 대다수는 한국의 직장문화가 가족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10명 중 7명은 자신의 삶이 가족 보다 일에 치우쳐 일과 가정의 균형이 깨져 있다고 답했다.

이는 한국일보가 지난달 28일부터 9일간 대기업 직원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현대자동차,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포스코, LG화학, GS칼텍스, SK이노베이션, 한화, 효성, 코오롱,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한진해운, 한국지엠 등 19개 대기업 임직원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직장인의 65.3%(83명)는 사내 정시 퇴근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가족 친화적 직장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그 외 적절한 업무량 조절(10.2%), 잦은 회식 문화 지양(7.8%), 육아휴직 등 가족친화적 제도 정착(9.4%), 연차 휴가 활성화(6.2%) 등도 필요하다고 꼽았다.

일과 가정의 균형이 깨져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무려 76.4%(97명)로, 이들 모두 가족생활보다 일에 자신의 삶이 치우쳐 있다고 답했다. 회사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가정에 충실하기 어려운 현실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응답자 10명 중 4명은 주중 3회 이상 야근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야근을 하는 이유로는 일과시간에 하지 못한 업무 처리(39.4%), 잦은 회식과 거래처와의 약속 등 업무와 관련된 일(26.0%), 상사 눈치 때문(15.0%), 야근을 하지 않으면 일하지 않는다고 보는 사내 분위기(11.0%) 등을 꼽았다. 연구개발 업체에서 근무 중인 양모(34)씨는 “어머니 생일에 가족과 식사하기 위해 식당을 예약했지만 아무도 퇴근하지 않아 눈치를 보다가 결국 밤 9시30분이 돼서야 퇴근한 적이 있을 정도”라며 “회식도 자유로운 참석이 원칙이라지만 사실상 조직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빠질 수 없는 구조라 밤늦게 집에 들어갈 때가 많다”고 말했다.

때문에 한국의 직장문화가 가족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한 응답자는 2.4%(3명)에 그쳤다. 44.1%(56명)가 ‘매우 그렇지 않다’, 40.2%(51명)가 ‘그렇지 않다’고 답해 84.3%가 부정적이었다.

직장생활로 인해 가족관계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를 묻자 32.2%(41명)는 ‘가정에서의 역할이 줄고, 고립감을 느낀다’고 답했고, ‘가사분담 등 가정 내 역할을 두고 다툼이 잦아졌다’(21.2%), ‘배우자와의 관계가 소홀해졌다’(14.1%), ‘자녀와의 관계가 소홀해졌다’(10.2%)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직장인들은 정시 퇴근했을 때 가장 하고 싶은 일로는 자기계발(33.0%), 가족과 시간 보내기(28.3%), 취미생활(18.8%), 휴식(16.5%), 친구ㆍ학교 선후배 모임 참여(1.5%) 등을 언급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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