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은 2025년까지 해외점포의 수익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시장 진출의 전략적인 목표는 아시아금융벨트 구축이다. 국내은행의 해외 점포 현황을 보면 베트남(18개), 중국(15개), 홍콩(12개), 일본(10개), 인도(10개) 등 아시아지역이 107개로 전체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금융산업이 국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어 국내 은행들의 진출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해외 법인 첫 통합법인을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에는 베트남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베트남 최대 경제 중심지인 호치민시에 7일 호치민 지점을 개설한 것이다. 호치민 지점은 2007년 호치민에 사무소로 진출한 이래 8년 만에 문을 연 지점이다. 국내 은행들의 해외 진출은 통상 ▦출장소 사무소 설치 ▦지점 전환 ▦법인 설립 순서로 진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 시장 진출 8년 만에 진일보한 결과를 이끌어낸 것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의 은행산업 구조조정으로 외국계 은행의 베트남 신규 진출이 까다로운 상황에서 신규 허가를 받아낸 드문 사례”라며 “5일 한·베트남 FTA 정식 서명으로 연내 발효 가능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호치민 지점 개점으로 향후 양국간 경제교류의 가교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치민 지점 개점은 하나은행의 해외진출 전략에서도 중요한 거점이 될 전망이다. 중국, 홍콩,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이어 베트남까지 이어지는 아시안금융벨트를 구축하게 됐기 때문이다. 1999년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진출해 16년째 영업중인 외환은행 하노이지점과의 협업을 통해 베트남 남북 양대 주요 도시간 영업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게 됐다.
호치민에 본점을 둔 현지 민영상업은행 HD은행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맺고 송금, 무역 및 자금부문의 협업 등 양행의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점도 외국계 은행으로서 영업망 열세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병호 하나은행장은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베트남의 현지 기업과 베트남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통해 양국간 우호관계를 증진하고 중장기적으로 베트남의 전략적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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