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메르스 확진환자 나흘간 무방비 노출
전북 김제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판정을 받은 50대 확진자가 격리되기 전까지 최소 사흘간 무방비로 해당 지역을 돌아다니고, 병원에 이틀간 입원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 보건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현재까지 보건당국이 파악한 A씨 접촉자만 369명에 달해 지역사회 감염도 우려되고 있다.
8일 전북 메르스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김제에 거주하는 A(59)씨는 지난 1일 두드러기 증세로 해당 지역의 B병원을 찾았고, 이틀 뒤에는 고열로 C병원을 방문했다. 이어 5일 D병원에서 CT 촬영을 한 뒤 같은 날 폐렴 판정을 받은 E병원에 입원했다.
A씨는 정부가 공개한 메르스 환자 발생ㆍ경유 병원 명단에 삼성서울병원이 포함된 것을 알게 된 그의 보호자가 메르스 감염 의심 신고를 한 뒤에야 7일 격리 조치됐다. 8일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은 그는 지난달 28일 암을 앓고 있는 장모 병문안을 위해 14번 확진자가 입원한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왔다.
보건당국은 3일 A씨를 진료한 병원이 이를 보고했으나 그가 삼성서울병원에 다녀온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고, 고열 증세도 가라앉아 의심환자로 분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지난 3일 역학조사관이 직접 A씨의 상태를 살피러 현장에 나갔지만 상태가 호전되면서 가래 등이 나오지 않아 1차 검사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열 증세가 나타난 3일부터 격리된 7일까지 나흘간 사실상 무방비로 지역사회를 돌아다닌 셈이어서 지역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 5일 네 번째로 들른 E병원에선 이틀간 입원해 다른 환자와 의료진이 메르스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보건당국은 가족 등 369명이 A씨와 접촉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북 메르스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현재 A씨와 접촉한 369명에 대해 공무원 1인당 2명씩 밀접감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태민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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