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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올리긴 할 텐데… 마땅한 대비책 '어디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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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올리긴 할 텐데… 마땅한 대비책 '어디 없소'

입력
2015.06.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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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실물경제 위축 우려"

기업 80% "대비책 못 세웠다"

일부선 "자본 유출 크지 않아" 주장

머지않아 닥치게 될 미국의 금리 인상 충격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화당국 수장이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비책 마련과 각국 공조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국내 기업 5곳 중 4곳은 마땅한 대비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각에선 예전 사례를 들어 해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등의 부작용이 크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도 펴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8일 서울에서 개막한 ‘2015 한국은행 국제 컨퍼런스’ 개회사에서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늘어난 과정에서 축적된 잠재위험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현실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시장금리가 예상 외로 큰 폭 상승하면 가계 기업 금융기관 등 경제 주체들의 채무상환부담이 늘고 투자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금융시스템 불안이 실물경제를 다시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국제 공조 등을 통해 장기간 지속된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취약해진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경제의 기초여건을 강화하기 위해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은 저성장 저물가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고, 선진국 중앙은행은 투명성과 일관성을 유지하면서 다른 나라 중앙은행과도 긴밀히 소통해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미국의 금리 인상이 몰고 올 부정적인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가 공개한 국내 제조업체 300개사 대상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74.5%가 ‘(미국 금리 인상이) 경제회복에 부담될 것’이라고 답했다.

기업들은 특히 외국인 자금 대량 이탈(29.8%)을 가장 많이 우려했고, 금융시장 변동성 심화(27.3%) 국내 소비 및 투자심리 악화(22.7%) 미국 경기 둔화(18.2%) 등도 걱정했다. 하지만 응답 기업의 79.3%는 ‘관련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해,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반면 미국이 금리를 올리더라도 기업들의 우려와 달리 해외자본 유출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과거 미국이 금리 인상을 단행했을 때 해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 보유는 줄였지만 채권 보유는 늘려 실제 해외자본 유출은 크지 않았다”라며 “올 하반기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에도 해외 채권 자본 유출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1993년부터 2013년부터 22개국을 대상으로 주식과 채권 자본 흐름 등을 분석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고찬유기자 jutd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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