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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인들 “5% 상한선 정부가 융통성 발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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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기업인들 “5% 상한선 정부가 융통성 발휘해야”

입력
2015.06.0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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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제품 써달라는 요구에, 초코파이 사라지고 ‘경단설기’로 대체

북한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주는 보너스인 '노보물자'로 써달라고 요청한 제품들.
북한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주는 보너스인 '노보물자'로 써달라고 요청한 제품들.

“5%를 고집하는 한 (해결은) 불가능하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개성공단 최저 임금 인상 범위를 놓고 남북한 당국의 치킨 게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성공단 기업인들 사이에서 우리 정부의 유연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5% 상한선을 두는 나라는 없다”며 “정부가 임금 상한선 5% 규정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측에서 5%를 고집하는 한 북측과 접점을 찾긴 불가능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 정부의 ‘선(先) 양보’를 주문한 것이다.

개성공단 임금 문제는 지난 3월 북한이 최저임금은 주권사항이라며 5.18% 인상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촉발됐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양측이 합의한 ‘전년도 대비 5%를 초과해 높일 수 없다’는 노동규정을 근거로 당국간 합의가 먼저 돼야, 임금 문제도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우리 정부도‘5% 이상이냐, 아니냐’ 숫자에 집착하기 보다는 일방 통보해온 ‘절차’를 문제 삼고 있다는 점에서 협상 여지는 충분히 있지만, 북한은 우리의 대화 제의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북한이 당국간 협의에 응할 가능성에 대해 “남측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부분은 어느 정도 인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지금의 상태가 오래갈 수 있다는 뉘앙스로 (북측이) 이야기했었다. 이른 시일 내에 대화 테이블에 나올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다만 정 회장은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등 극약 처방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버릴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 치킨게임에서 이기는데, 북한은 개성공단을 버릴 수가 없다. 개성공단이 김정일의 유훈 사업이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5ㆍ24 대북제재 조치에 대한 전향적 접근의 필요성도 강조됐다. 정 회장은 “5ㆍ24 조치는 경제적 측면에서만 따져봐도 득보다 실이 많다”면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문에 경제가 악화한다고 염려하는 데 남북경협이 활성화하면 경제적 측면에서 플러스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선 개성공단 내 ‘초코파이’ 간식이 사라졌다는 얘기도 전해졌다. 이른바 우리 기업이 제공하는 ‘노보물자(노동자를 보호하는 보너스의 의미)’에 대해 북한이 자기 체제에서 생산한 물품 구입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한 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노보물자를 100% 북한산으로 써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올해 3~4월부터 북한 제품으로 본격 납품하면서 초코파이 등을 납품하던 영업소는 거의 망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우리 기업에 구매를 요구하는 물품은 식용유 과자 조미료 등 품목도 다양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자체적으로 생산한 초코파이 유사품인 ‘경단설기(사진)’ 등이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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