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당국은 지난 주말을 고비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 증가세가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어제 오전에만 메르스 국내 발병 이후 하루 확진자 수로는 가장 많은 23명이 추가로 확인되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새 확진자를 포함해 메르스 감염자는 현재 87명, 사망자 6명, 격리관찰자 2,508명, 격리해제자 583명, 퇴원자 2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제 초미 관심사는 방역망이 또 뚫려 활동이 방치된 감염자 및 접촉자들로 인해 3차, 4차 감염이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다. 지금부터라도 더욱 정밀한 환자(접촉자) 관리가 시급해졌다.
어제 나온 23명의 추가 확진자들 역시 방역 당국의 환자 추적관리 실패로 3차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17명은 14번째 확진자가 방문한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5월27~29일 사이에 감염됐다. 나머지 6명은 16번째 확진자가 5월25~30일 입원했던 대전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병동에서 전염됐다. 문제는 지금도 방역망을 벗어난 환자들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어제 추가 확진된 76번째 환자는 5월27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후 어떠한 관리도 받지 못한 채 지난 6일 건국대병원 응급실에서 증상이 본격화할 때까지 다른 요양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전전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불특정 다수의 4차 감염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앞서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35번째 환자 역시 격리되기 전 1,500여 명이 참석한 일반인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돼 당시 접촉자와 2차, 3차 접촉자에 대한 추적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병문안 등으로 3차 감염된 환자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 등지로 이동했고, 순창에서는 감염자를 진단한 의사 부부가 지난 7일까지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뒤늦게 드러난 것도 추가 감염의 위험을 높인 방역망 관리의 실패다.
그렇다고 지나친 공포와 혼란에 휘말릴 것까지는 없다. 분명한 건 병원 내 감염 외에, 아직은 지역사회 감염 사례는 없다는 사실이다. 확진 환자 중 완치 퇴원자도 나왔고, 평택성모병원에선 메르스 유행 종식이 선언됐다. 따라서 남은 과제는 중앙과 지자체, 경찰 간 공조체제를 최대한 활용해 환자 추적관리에 구멍이 없도록 총력을 기울이는 일이다. 아울러 각 단위 의료기관의 능동적 대처를 위해 국가 지원체제를 충분히 가동해야 한다. 바이러스 잠복기와 기존 격리관찰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추가 환자 발생은 조만간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된다. 그 때까진 국민도 감염 확산 방지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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