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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영축사지서 고려 유물 출토

입력
2015.06.0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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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영축사지서 고려 유물 출토

울산박물관, 청동시루ㆍ청동향로ㆍ청동완 등 발굴

고려 전기 울산 불교문화 이해에 크게 기여 평가

율리 영축사지에서 발굴된 청동 유물들. 문화재청 제공/2015-06-08(한국일보)
율리 영축사지에서 발굴된 청동 유물들. 문화재청 제공/2015-06-08(한국일보)

울산박물관은 울주군 율리 영축사지(울산시 기념물 제24호) 발굴조사 현장에서 청동시루와 청동향로, 청동완 등 고려시대 유물을 발굴했다고 8일 밝혔다.

출토 유물은 동탑 부재 정밀 실측을 위해 무너져 있던 탑 부재들을 옮기고 상층 부식토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나왔다.

출토 위치는 동탑 동북쪽 모서리에서 동쪽으로 2m 떨어진 지점으로 거꾸로 엎은 청동시루 아래에서 향로가 넘어져 반쯤 걸친 상태로 출토됐으며, 시루 안에 꽉 차있던 충전토 내부에서 청동완과 시루의 나머지 손잡이 한쪽도 같이 출토됐다.

출토 상태는 지름 50㎝의 구덩이를 파서 청동향로를 놓고 그 위에 뚜껑 용도로 청동완을 덮고, 다시 청동시루를 덮어서 매장한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사찰유적에서 발견된 시루는 주로 불교 의식 때 떡이나 밥 등을 쪄서 불전에 바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영축사지에서 출토된 청동시루의 크기는 높이 24㎝, 입지름 42㎝, 바닥지름 37㎝이다. 몸체는 원통형이며 구연부는 살짝 벌어지고 동체부 중간 지점에 두 개의 손잡이가 달려 있다.

고려시대에는 대부분 흙을 빚어 만드는 토제시루가 사용돼 청동제 시루가 출토된 예는 극히 드물다. 이번에 발굴된 청동시루는 현재 우리나라에서 완형(完形)으로 발견되는 가장 이른 시기의 금속제 시루로 특히 바닥부분의 형태가 완벽하게 남아 있어 보존과 연구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영축사지에서 출토한 청동향로의 크기는 높이 25.7㎝, 바닥지름 23.5㎝로 세 개의 다리가 달린 원형받침 위에 향로의 몸체가 얹혀 있으며, 다리 받침 몸체 부분을 따로 주조해 각각 3개의 못으로 고정해 완성했다.

제작기법 및 형태 등으로 보아 현재까지 발견된 향로 중 비교적 이른 고려전기(11~12세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출토지가 명확하고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하며 장식이 화려하고 제작 기법이 정교하며 완성도가 높아 시루와 함께 가치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박물관 측은 밝혔다.

청동완은 고려시대의 전형적인 청동제 그릇 형식에 해당하는 것으로, 향로의 뚜껑으로 전용됐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름 15.5㎝, 높이 9.5㎝로 굽 부분이 약간 손상됐다.

율리 영축사는 ‘삼국유사’에 신라 신문왕대(683년)때 창건됐다는 기록이 있는 울산의 대표적인 통일신라시대 사찰로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박물관은 총 5개년 계획으로 2012년부터 연차적으로 학술발굴조사를 실시, 현재 4차 조사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영축사지는 강당-금당-동ㆍ서탑-중문-회랑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통일신라시대 가람배치의 사찰임이 확인됐으며, 사역의 규모가 경주 감은사에 버금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출토유물은 통일신라시대 금동불상 2점, 석불좌상 1점, 약사불이 장식된 광배 편, 문자가 새겨진 비석편 3점, ‘영축’, ‘대관’, ‘삼보’, ‘대천십구사평팔천왕’ 등 문자가 있는 평기와를 비롯한 통일신라~고려시대 기와류 다수가 출토됐다. 신광섭 울산박물관장은 “이번 유물 출토로 자료가 부족했던 고려시대 울산 불교문화의 이해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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