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영축사지서 고려시대 청동유물 출토
울산박물관이 발굴 중인 울산시 울주군 율리 영축사지(靈鷲寺地)에서 가치 높은 고려시대 청동유물이 출토됐다. 발견된 유물은 청동시루와 향로, 청동완(?ㆍ사발)이다. 영축사지 석탑의 건축부재를 정밀 조사하기 위해 무너져 있던 석탑 부재들을 옮기고 상층의 부식토를 걷어내는 과정에서 탑의 북동쪽 모서리 근처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발굴 당시 상태는 거꾸로 엎은 청동시루 아래에 향로가 반쯤 걸쳐져 있고 시루 안에 청동완과 시루의 손잡이 한 짝이 들어 있었다. 조사단은 유물이 한 곳에서 출토된 것으로 보아 이것이 퇴장유물(退藏遺物ㆍ비상시 약탈에 대비해 묻어두는 유물)일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에 발견된 청동유물은 고려 전기인 11~12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청동시루는 현재 한국에서 완전한 형태로 발견된 가장 이른 시기의 금속제 시루로 보인다. 청주 사뇌사지에서 고려 시기의 청동시루가 발굴된 적이 있으나 출토 당시에는 완전히 파손된 상태였다. 사찰이 보유한 청동시루는 주로 떡을 쪄서 전각에 바칠 때 사용됐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율리 영축사는 통일신라 신문왕 때인 683년 창건된 사찰이다. 울산박물관은 2012년부터 영축사지를 발굴하고 있으며, 영축사가 중앙의 법당을 중심으로 동서에 석탑을 배치한 쌍탑일금당(雙塔一金堂)식 사찰임을 확인한 바 있다. 이는 전형적인 통일신라 시대 사찰의 모습이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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