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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집권당 과반의석 확보 실패…13년만에 연립정부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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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집권당 과반의석 확보 실패…13년만에 연립정부 구성

입력
2015.06.0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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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집권당 과반의석 확보 실패…13년만에 연립정부 구성

7일(현지시간) 치러진 터키 총선에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터키 반관영 아나돌루 통신 등에 따르면 개표율 99.4% 상황에서 AKP 득표율은 40.8%를 기록했다. AKP는 이 득표율로 전체 의석 550석 가운데 과반(276석)에 못미치는 259석만 얻을 수 있다.

이어 공화인민당(CHP) 25.1%, 민족주의행동당(MHP) 16.4%, 인민민주당(HDP) 12.8% 등으로 집계됐다.

쿠르드계 정당인 HDP는 의석을 받을 수 있는 최저 득표율인 10%를 넘겨 78석을 확보했다.

비례대표제인 터키 총선은 정당별 전국 득표율이 10% 이상인 정당에만 의석을 배분하며, 10% 미만 정당의 득표는 사표로 처리되고 1위 정당에 추가로 의석을 배정한다.

따라서 HDP 득표율이 10% 미만이었다면 AKP가 추가로 60석 정도를 배정받아 과반의석을 얻을 수 있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창당한 AKP는 2002년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13년 동안 단독정부로 집권했으나 이번 총선에서 과반의석 실패로 연립정부를 구성해야한다.

그러나 3개 야당이 모두 AKP와 연정을 거부해 상황에 따라서는 조기총선을 치러야 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의 염원인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개정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총리직 11년째였던 지난해 8월 사상 첫 직선제 대선에서 승리하고서 대통령제 개헌을 역설해왔으며 AKP는 대통령제 전환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통령제 개헌 시험대로 여겨진 이번 총선에서 AKP가 1위를 했지만 개헌에 필요한 의석수는 물론 단독으로 정부를 구성할 수도 없게 됐다.

아울러 에르도안 대통령은 종전의 간선제 대통령들과 달리 현행 헌법에 보장된 내각회의 소집권 등 대통령의 권한을 적극적으로 행사하는 '준(準) 대통령제'를 실행하면서 새로 출범할 연정과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HDP의 득표율에 명운이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자 에르도안 대통령과 AKP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HDP 비난에 주력했다.

친정부 성향의 언론도 HDP와 쿠르드족 분리독립을 내세운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가 밀접한 관계라는 점을 부각하면서 HDP 깎아내리기에 앞장섰다.

그러나 지난 5일 터키 쿠르드족의 수도격인 동부 디야르바크르에서 열린 HDP의 마지막 유세장에 폭탄 2발이 터져 3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해 HDP의 득표율을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됐다.

HDP의 셀라하틴 데미르타시 공동대표는 원내진출이 확정되고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자유를 원하는 모든 국민과, 모든 억압받는 사람, 모든 노동자, 모든 여성, 모든 소수자들이 함께 승리했다"고 자축했다.

데미르타시 공동대표는 또 종신형을 복역중인 PKK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이 평화안 이행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AKP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했다.

제1야당을 유지한 CHP의 케말 크르츠다로울루 대표도 승리를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민주주의여 영원하라"고 외쳤다.

터키 언론들은 보수 이슬람 성향인 AKP가 극우세력과 가까운 제2야당인 MHP에 연정 참여를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이날 투표율은 86%로 직전 총선인 2011년의 83.1%보다 상승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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