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 등 7~9% 수준
차값 할인액 이자로 다 까먹기도
독일 수입차들이 자동차를 할부로 구입할 때 필요한 할부 금융에 유독 높은 7~9% 금리를 적용해 원성을 사고 있다. 기준 금리가 1%대인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고금리다. 그 바람에 차 가격 할인폭을 웃도는 할부 이자를 내고 나면 사실상 할인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BMW의 도이치파이낸셜과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올해 1분기 평균 실제 금리는 각각 8.86%와 7.25%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차량을 취급하는 효성캐피탈 9.0%, 독일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AG 자회사인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의 할부금리를 평균 7.79% 적용했다. 이처럼 할부 금리가 높다 보니 독일 수입차 업체들이 내세우는 가격 할인 혜택을 받아도 할인 금액보다 할부 이자를 더 많이 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반면 일본차와 우리 자동차업체들의 평균 금리는 이보다 낮았다. 토요타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1분기 평균 실제 금리는 2.42%였고, 국산 완성차 업체들의 평균 금리도 4%대였다.
더욱이 수입차 업체들은 저리로 회사채를 발행해 비싼 이자를 받는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4월 1,5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2%대에 발행했고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지난해 말 발행한 회사채 금리도 각각 2.46%와 2.53%였다.
즉, 저렴하게 빌린 돈을 다시 비싼 이자를 받고 소비자들에게 빌려주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할부 금리를 제대로 알 지 못한 채 수입차를 구매하는 경우가 있다”며 “소비자들이 가격 할인폭과 할부 금융의 금리를 꼼꼼히 비교해가며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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