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신흥시장 지수 편입 가능성
100% 편입시 56조원까지 이탈
초기에 비중 적어 단기영향 제한적
중국 A주 MSCI 편입 임박. 외국인 이탈은 어느 정도?
중국 본토주식(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신흥시장(MSCI EM) 지수 편입이 임박하면서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 A주가 MSCI EM 지수에 편입되면 한국증시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어느 정도는 불가피한 탓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한국시간) 있을 MSCI의 시장 재분류 발표에서 중국 A주가 MSCI EM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중국 A주는 상하이나 선전거래소에 상장돼 위안화로 거래되는 중국 증권. 지난해 지수 편입을 추진했다가 자본 이동의 제한성, 세금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실패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거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정부가 작년 11월 후강퉁(상하이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을 시행한 데 이어 올 하반기 선강퉁(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간 교차매매) 도입을 예고하는 등 금융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고 있기 때문이다. MSCI와 함께 대표적 글로벌 지수업체로 손꼽히는 FTSE는 지난달 26일 중국 A주를 신흥국 지수에 부분편입(5%)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 개방을 통해 자본소득을 높이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강하고 그에 따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 이번에는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관심은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이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이다. 현재 MSCI EM에서 중국증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5.1%인데, 본토 A주가 5% 편입될 경우 그 비중이 26%로 늘어난다. 100% 편입 시에는 40.3%까지 확대된다. 중국증시의 비중이 늘면 나머지 국가의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한국증시의 비중은 현재 14.9%에서 중국 A주 5% 편입 시 14.7%로, 100% 편입 시 11.5%로 낮아질 전망이다. MSCI EM의 추종자금이 1조7,000억달러(약 1,88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중국 A주의 편입으로 국내 증시에서 최소 3조5,000억원에서 최대 56조원 가량의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경제적 영향력이 큰 중국증시 비중의 증가는 국내 주식시장에 적잖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MSCI가 중국 A주의 지수편입을 결정한다고 해도 실제 편입까지는 통상 1년의 유예기간을 갖는 데다가, 지수편입 비중을 5%에서 시작해 시장개방 정도에 따라 확대하는 방안으로 접근하고 있어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대만, 한국증시가 MSCI EM 지수에 100% 편입되기 까지 각각 9년, 6년이 걸린 만큼 중국증시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한국 증시가 영향을 받긴 하겠지만 초기 편입비중이 크지 않아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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