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ㆍ수아레스ㆍ네이마르 파상 공격… 유벤투스 상대 3-1로 완벽한 승리
꿈의 무대 통산 5번째 정상 올라 유럽팀 최초 두 번째 트레블 달성
승리 상금 등 총 730억원 수입
고별전 사비, 챔스리그 최다 출전
바르셀로나(스페인)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유럽팀 최초 두 번째 트레블(한 시즌 3개 대회 석권)의 영광을 안았다.
바르셀로나는 7일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 슈타디온서 열린 2014~15 UEFA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이탈리아)와 결승에서 3-1로 승리했다. 이날 우승으로 바르셀로나는 총 730억원에 달하는 거액까지 손에 넣었다. 우승 상금 1,050만 유로(약 132억원)를 비롯해 본선 참가비 860만 유로에 경기별 누적 승리 상금과 TV 중계권료 등을 포함하면 총 5,800만 유로(약 727억원)를 챙길 것으로 추정된다.
두 팀의 대결은‘막을 수 없는 창’과 ‘뚫을 수 없는 방패’의 대결로 요약됐다. 승부는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명제로 희비가 갈렸다. 유벤투스는 끈끈한 수비로 유명한 팀이지만, 정작 실점은 공격 축구를 앞세운 바르셀로나가 더 적었다.
강력한 공격으로 상대의 득점 기회마저 차단해 버린 바르셀로나는 2010~11시즌 이후 4년 만에 유럽 축구 먹이사슬의 맨 꼭대기에 다시 섰다. 통산 5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이자 2009년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시절 이후 6년 만의 트레블이다.
리오넬 메시(27)와 루이스 수아레스(28), 네이마르(23)로 구성된 ‘MSN 라인’은 이번 대회에서도 바르셀로나의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전반 4분 네이마르는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에게 침투 패스를 했고, 이니에스타는 이를 이반 라키티치에게 연결해 선제골을 도왔다. 유벤투스는 후반 10분 알바로 모라타가 동점골을 터뜨렸지만 이후 MSN 라인의 화력에 다시 고전했다.
유벤투스의 골키퍼 잔루이지 부폰은 후반 23분 메시의 강력한 왼발 중거리슛을 막아냈지만, 이어진 수아레스의 슈팅까지 쳐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수아레스는 부폰이 가까스로 막아내 흐르는 볼을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했다. 바르셀로나는 후반 추가시간 역습 기회에서 네이마르가 쐐기골을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날 유벤투스는 중원 싸움에서도 철저히 밀렸다. 안드레아 피를로와 아르투로 비달 등은 유벤투스의 허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반면 이니에스타는 동점골 실점 때의 실수를 제외하고 중원을 지배하며 완벽한 경기력을 뽐냈다. 이니에스타는 패스성공률 91%를 기록했고 만 31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77분간 9km의 활동량을 보였다. 경기 ‘최우수선수(MOMㆍ Man of the match)’도 그의 몫이었다. 최전방 공격수 메시가 뒷선의 이니에스타까지 적극 도우면서 바르셀로나의 중원은 더욱 탄탄해졌다.
양팀의 ‘중원 사령관’ 바르셀로나의 사비 에르난데스(35)와 유벤투스의 안드레아 피를로(36)의 희비도 엇갈렸다. 팀의 백전노장인 두 선수 중 사비는 바르셀로나 고별전에서 두 번째 트레블 달성의 영예를 안았고, 피를로는 생애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 ‘꿈의 무대’에서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 했다.
후반 32분 교체 출전한 사비는 개인 통산 UEFA 챔피언스리그 151경기에 출전하면서 역대 최다 출전 횟수 기록까지 세웠다. 직전까지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와 최다 출전 공동 1위였던 사비는 단독 1위가 됐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사비가 마지막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차고 나설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했다.
‘원클럽맨’사비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1998년부터 입었던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벗는다. 유스 시절까지 합치면 총 24년의 세월을 몸 담은 셈이다. 다음 행선지는 카타르의 알사드다. 지난 4일 고별 기자회견에서 사비는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고 결국 그 일을 해냈다. 사비는 UEFA 챔스리그 5회 우승 중 총 4차례(2006년ㆍ2009년ㆍ2011년ㆍ2015년)우승에 힘을 보태고 팀을 떠나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이 중 두 차례나 트레블(2009년ㆍ2015년)을 달성하는 기쁨도 맛봤다.
반면 피를로는 눈 앞에서 우승 트로피‘빅이어’를 놓치고 말았다. 준결승에서 스페인의 ‘거함’ 레알 마드리드를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결국 6번째 준우승이라는 불명예를 썼다. 피를로는 2007년 이탈리아 AC 밀란에서 우승을 거둔 이후 8년 만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노장의 투혼은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특히 그가 이제 제2의 축구 인생을 시작해야 하는 시점이라서 아쉬움은 더욱 컸다. 피를로는 미국 프로축구리그(MLS) 이적설이 나도는 가운데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유벤투스 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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