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스포츠경제 김지섭] SK의 베테랑 오른손 계투 요원 이재영(39)은 올 시즌 팀 내 추격조로 제 몫을 다 하고 있다. 그런데 내용은 뭔가 아쉽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실력과 행운 사이를 오간다.
이재영은 10경기, 10이닝 이상 던진 전체 불펜 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은 6일 현재 1.29(12경기 14이닝 4실점 2자책)로 가장 낮다. 5월까지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제로(0)'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최근 2경기에서 1점씩을 내줬다.
사실 이재영은 시즌 초반 운이 따랐다. 주자를 남겨 놓고 마운드를 내려가도 후속 투수들이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 평균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초반 10경기 가운데 깔끔하게 던진 것은 5월5일 롯데전(1이닝 무실점), 17일 LG전(1이닝 무실점), 21일 한화전(2이닝 무실점), 24일 두산전(1⅓이닝 무실점)까지 네 차례뿐이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무려 10명의 주자를 남겨 놓고 마운드에서 내려왔지만 정우람(3명), 고효준(3명), 전유수(2명), 서진용(2명)이 뒤를 잘 수습했다. 5월29일 넥센전에서는 2-8로 뒤진 8회 1사 1루에서 올라와 연속 안타를 맞고 기출루자 득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끝내 평균자책점 0을 계속 유지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아쉽게 0의 행진이 깨졌다. 지난 3일 kt전에서 ⅔이닝을 던지고 볼넷으로 1루에 주자를 두고 내려오자 고효준이 장성호에게 2루타를 맞아 이재영의 책임 주자가 홈으로 들어왔다. 이튿날에는 박경수에게 시즌 첫 홈런인 솔로포를 내줬다. 그 결과 시즌 평균자책점은 1.29로 올랐다.
SK 코칭스태프는 불안하면서도 꾸역꾸역 버틴 이재영을 향해 박수를 보냈다. 김용희 SK 감독은 "평균자책점 제로는 언젠가 깨질 기록"이라며 "(이)재영이 정도면 자기 자리에서 충분히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김원형 불펜코치 또한 "운이 따랐다고 하지만 행운도 잘하는 선수에게 찾아온다"면서 "투수진의 최고참으로 성실하고 관리도 철저하다. 후배 투수들이 배울 점이 많은 베테랑"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영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프리에이전트) 자격을 얻어 새 둥지를 찾으려고 했지만 실패하고 1+1년간 총액 4억5,000만원에 팀에 잔류했다.
사진=SK 이재영.
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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