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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매출 1위… R&D 투자 확대해 성장 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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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사 매출 1위… R&D 투자 확대해 성장 진일보

입력
2015.06.05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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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인 실적 모멘텀

간염·당뇨병 치료제 매출 ↑… 유한킴벌리 실적 개선도 큰 힘

도약 위해 과감한 투자

현금성 자산 5000억원 기반 면역 염증 치료제 등 집중 개발

필요하면 대규모 M&A도 추진

유한양행 박재홍(오른쪽) IR팀장이 이상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유한양행 박재홍(오른쪽) IR팀장이 이상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명현 인턴기자(숙명여대 미디어학부4)

유한양행은 올해 초 17만원대이던 주가가 급등하면서 역사적 신고가(28만원)를 기록한 후 최근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올 들어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한미약품 등 주요 제약사들의 주가가 급등했으나 상대적으로 연구ㆍ개발(R&D) 파이프라인이 약한 유한양행은 이들과 달리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유한양행은 제약주 중 거의 유일하게 1분기에 이익 성장을 이뤄내면서 안정적인 실적 모멘텀이 주목받았다. 또 지분 30%를 보유한 관계사 유한킴벌리의 성공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와 R&D 투자확대를 일성으로 밝힌 신임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기대감이 추가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에도 유한양행의 실적 개선세가 이어져 실적 모멘텀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소극적이었던 R&D 투자에 대한 기존 입장을 탈피해 R&D 인력ㆍ조직 확대는 물론, 5,000억원대에 달하는 풍부한 현금을 활용한 바이오 벤처 지분투자와 기업 인수 합병(M&A) 기회를 모색하고 있어 R&D 가치에 대한 변화가 기대된다. 지난 4년간 제약과 바이오 부문 애널리스트로 활동해 온 이상은 한국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수석연구원과 함께 유한양행 박재홍 IR 팀장을 만나 유한양행의 향후 R&D 강화 방향과 신규사업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유한양행은 삐콤씨와 안티프라민 등으로 유명한 제약회사이면서 유한락스와 같은 생활용품도 만들고 있다. 전반적인 사업구조와 현황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춘 유한양행은 2014년 기준으로 ▦매출 1조82억원 ▦영업이익 671억원 ▦순이익 8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구성비는 ▦의약품 부문 74% ▦후천성 면역 결핍증(AIDS) 치료제와 C형 간염 치료제 원료 등 의약품 수출 부문 16% ▦유한락스 등 생활건강 부문 8% 등이다. 유한킴벌리와 한국얀센 등 관계사 10곳의 배당금 수익(별도)과 지분법 이익(연결)의 기여로 순이익이 증가한다. 배당성향은 2011년 14%에서 2014년 20%까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했고 최대주주는 공익법인인 유한재단이다.”

-유한양행은 1분기 실적에서 국내 제약사 중 매출 1위를 차지했다. 그 배경은 무엇이고, 하반기 실적 전망은.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6.7%, 영업이익은 12.8% 각각 증가했다. B형 간염 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등의 매출이 크게 늘었고, C형 간염 치료제 신약 원료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또 생활건강 부문도 12% 성장했는데, 마케팅 비용 감소 등으로 매출대비 이익성장은 더 컸다. 특히 유한킴벌리의 실적 개선 효과가 크게 반영돼 지분법 평가이익이 30% 증가했다. 지난 2월에 고혈압과 고지혈 복합치료제 개량 신약 ‘듀오웰’을 출시했다. 이익 면에서도 도입 신약 및 복제약품보다 높은 수준으로 올해 공격적인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유한양행은 올해 전년 대비 8% 매출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처방 약의 매출 증가 지속과 하반기 원료의약품 증가 등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신약판매 비중이 60%를 넘어섰지만 자체 개발제품 매출은 미미한데,‘신약 개발 투자’보다 ‘해외 약품 판매 대행’에 지나치게 경도된 것은 아닌가.

“해외 신약 판매가 큰 성장동력인 것은 사실이다. 글로벌 제약사의 고혈압치료제와 당뇨병 치료제, B형 간염 치료제 등 신약을 도입해 2011년부터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원료 의약품 수출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해 2011년도 국내 제약업계 매출기준으로 4위에서 2013년 매출 1위, 2014년엔 국내 제약업계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R&D 투자가 다른 업체와 단순 비교할 때 규모 면에서 작은 것은 분명하다. 현재 임상시험에 들어간 R&D 파이프라인이 그만큼 작기 때문에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 사실 국내 제약업계 전체 R&D 비용이 글로벌 상위제약사 1개사의 투자액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만큼 R&D에서 성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얘기이다. 신약개발 추진을 위해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R&D 비용에서 제일 큰 부분이 임상 비용인데 해외 임상은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따라서 해외진출 전에 국내에서 충분한 검증 작업이 필요하다. 유한양행의 R&D 파이프라인에서 국내 임상 2상, 3상에 들어가는 물질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 어느 정도 검증된 R&D 파이프라인을 외부에서 확보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신임사장 취임 이후 R&D 강화를 위해 우수인력 채용과 조직도 확대 개편했다. 유한양행의 R&D 투자 규모는 전체 매출의 5.6% 정도로 올해는 6%대(650억원)에 이를 것이다.”

-장기적으로 R&D에 주력하는 분야는 무엇이며 앞으로 R&D를 통해 어떤 신약을 출시할 계획인가.

“회사는 R&D 주력분야로 대사질환, 면역 염증 질환, 면역 항암제 분야를 선정하여 현재 연구 개발을 진행 중이다. 단기적으로 성과창출이 가능한 개량 신약 부분에서 성인병 질환인 고혈압, 당뇨, 고지혈 치료 복합제 등을 개발 중이다. 면역 염증 질환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바이오 신약인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는 현재 320명을 대상으로 임상 2B상을 진행 중이다. 이는 펩타이드 제제로 50% 이상의 임상 디스크 환자들의 통증이 현저히 감소됐다는 결과도 나왔다. 특히 이 신약은 진통제 및 수술요법 외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어 기대가 크며, 내년 말까지 임상 2B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밖에 소화기 운동 개선제가 있는데 현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진행되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국내 임상 결과가 우수하다면 해외 임상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

-투자회사에 버금가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향후 현금 활용방안은. 최근 여러 회사에 투자해 왔는데 이보다 큰 수준의 M&A 계획은 없는가.

“현재 현금성 자산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이다. 분기마다 영업이익을 꾸준히 쌓아 왔다. 그동안 투자처를 물색해왔지만 마땅한 곳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3년간 독보적인 유전체 분석 기술을 가진 테라젠이텍스를 비롯해 유유칼믹과 영양수액 제조판매업체인 엠지, 한올바이오파마, 엔솔테크 등에 각각 100~300억 수준을 투자해 왔다. 이들에 대한 투자는 R&D 파이프라인 확보와 제품 확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현재 사업과 깊은 연관이 있는 투자였다. 앞으로 우선적으로 중국시장 진출을 고려한 일반의약품(OTC) 수출을 비롯해 화장품과 생활용품 등 신규사업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바이오 벤처 등에 대한 R&D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지분투자는 물론, 기존 사업 강화 차원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질 것이다. 특히 아직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고려 대상에 따라 필요하다면 대규모 M&A도 검토할 계획이다.”

-도입 신약 부분에서 큰 성과를 이뤄 왔으나, 몇 개 품목들은 이미 매출 고점(peak)에 달했다. 추가로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을 도입할 계획이 있는가.

“고혈압 치료제인 ‘트윈스타’는 다른 도입 신약보다 2년 정도 먼저 출시하다 보니 현재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대신 마케팅 비용은 감소해 이익개선 효과는 커졌다. 반면 B형 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와 당뇨병 치료제‘트라젠타’는 아직 고성장을 이루고 있다. 올해 중 추가로 한두개의 도입 신약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 C형 간염 치료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지속적인 후속 제품 출시로 제품 생명 주기가 길지 않은 것 같다. 원료의약품 사업의 성장은 지속 가능하다고 보나.

“C형 간염 치료제는 지난해 신약이 출시돼 본격적으로 수출됐다. 또한 C형 간염 치료제는 복합제 처방으로 주로 이뤄지고 있다. 당분간은 신약 출시로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며 새로운 복합제가 출시된다면 우리도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유한양행은 원료의약품(API: Active Pharmaceutical Ingredients)의 제조를 담당하는 유한화학(지분 100% 보유)의 제2공장 건설을 현재 진행 중이다. 경기도 화성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연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1분기에 시험 가동 후 생산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C형 간염 치료제 원료의 성장은 물론 대량 수주의 전망 높은 투자라고 보면 될 것이다.”

-유한킴벌리의 1분기 실적 턴어라운드가 인상적이다. 향후 실적 전망은.

“유한킴벌리는 1분기에 지난해보다 매출 10%, 순이익 27%의 성장을 각각 이뤘다. 그 배경은 기저귀 판매의 증가에 있다. 내수에서 온라인채널의 성장으로 판매가 10% 이상 증가했고, 중국 수출에 있어 신제품 프리미엄 기저귀 출시로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 앞으로 내수 부분의 성장도 어느 정도 유지될 수 있겠지만, 중국 수출은 품질 및 국내제조 등 소비자 구매력을 바탕으로 이룬 성과여서 당분간은 성장이 지속할 것으로 관측한다. 또한 핸드타월 수출이 추가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ㆍ바이오 업종 전반에 대한 주가 거품 붕괴 우려가 크다. 유한양행 주가도 조정국면인데.

“최근 제약업종의 주가 상승은 R&D 모멘텀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유한양행은 1분기 매출 및 이익증가, 유한킴벌리 기저귀의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증가와 내수 성장, 상반기 제고로 성장이 주춤했던 API의 판매가 회복될 것이란 전망과 신임 CEO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한 실적 개선 모멘텀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주가가 현재 조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올해 안에 바이오 벤처에 대한 지분투자와 중국 시장에 대한 신규사업 투자, 내년까지 R&D 부분의 성과까지 더해진다면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라고 본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

■유한양행 SWOT 분석

▦장점(Strength)

-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생활용품, 원료의약품 수출 등 사업영역 다각화

-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다양한 연구개발(R&D) 투자 및 사업 확대 가능성 보유

- 국내 거의 유일하게 신약 원료 의약품 생산에 대한 기술력 보유

▦약점(Weakness)

- 타 상위 제약사 대비 R&D 파이프라인 진행 더디고 투자엔 소극적

- 지나치게 높은 해외 신약 도입 상품 매출 비중

▦기회 요인(Opportunities)

-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증가

- 중국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 확대

- 보험급여기준의 변화로 도입 신약 처방 확대 가능

▦위기 요인(Threats)

- 국내외 정부의 약값 인하 정책에 따른 수익성 압박

- 원료 의약품 사업 특성상 신약의 상업화 성공 여부에 실적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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