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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유람선 4일 만에 인양… 더이상 기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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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유람선 4일 만에 인양… 더이상 기적은 없었다

입력
2015.06.05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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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정부, 골든타임 지나자 인양 결정

기중기 예인선 8척 동원 선체 세워

실종자 가족, 추가 구조가 없자

기자회견장 들이닥쳐 불만 터뜨려

구조 14명·사망 103명·실종 339명

일가친척 8명 참사 안타까운 사연도

지난 1일 중국 창장에서 침몰한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의 인양 작업이 벌어진 5일 물에 잠겨 있던 선체가 물 밖으로 드러났다. 젠리현=신화 연합뉴스
지난 1일 중국 창장에서 침몰한 여객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의 인양 작업이 벌어진 5일 물에 잠겨 있던 선체가 물 밖으로 드러났다. 젠리현=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거꾸로 뒤집힌 채 침몰한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의 선체를 사고 4일 만에 바로 세워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추가 생존자의 기적은 없었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4일 밤8시 본격적인 선체 인양 작업에 착수, 5일 오전9시 둥팡즈싱호를 똑바로 돌려 세우는 데 성공했다. 1일 밤9시28분 창장(長江ㆍ양쯔강) 중류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 부근에서 갑작스런 회오리 바람(토네이도)에 선체가 기울며 침몰한 둥팡즈싱호는 그 동안 선체 밑바닥만 수면 위로 노출돼 있었다. 당국은 먼저 둥팡즈싱호에 쇠사슬을 감은 뒤 기중기로 선체를 180도 돌려 세웠다. 이 과정에서 연료가 새 나오기도 했다. 일단 둥팡즈싱호의 4층과 파란색 지붕이 수면 위로 드러나자 당국은 선체로 진입, 생존자를 수색하고 배의 물을 뺐다. 이후 다시 기중기로 선체를 물 밖으로 들어 올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에는 기중기 예인선이 8척이나 동원됐다. 또 시신 유실 등을 막기 위해 주변에 큰 그물도 쳤다. 이에 앞서 중국 교통운수부는 전날 밤 사고 발생 72시간이 지나며 구조의 황금 시간대가 넘어가자 더 이상 생존자가 나올 가능성은 적다며 곧 바로 선체 인양을 결정했다.

중국 교통운수부에 따르면 5일 오후6시 현재 구조는 14명, 사망은 103명, 실종은 339명이다. 추가 구조자가 나오지 않자 실종자 가족은 정부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5일 오전 11시30분 수십명의 승객 가족들은 구조지휘본부 기자회견장에 들이닥치기도 했다. 70세의 한 여성은 “당국이 가족들의 현장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며 “왜 우리에게 말할 권리를 주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일부 승객 가족들은 당국이 기자들을 만날 수 없게 차단하자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공산당을 믿는다”고 소리치며 간접적으로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현장에선 일가친척 8명이 참사를 당한 사연도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 했다. 난징(南京)에 사는 후샤오샹(胡小翔ㆍ35)은 큰 아버지의 80세 생일을 기념, 큰 아버지와 큰 어머니, 큰 고모와 큰 고모부, 작은 아버지와 작은 어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등 모두 8명이 둥팡즈싱호를 탔다 변을 당했다며 울먹였다. 상하이(上海)에 사는 천천잉(69)씨도 여동생 룽잉(63), 구이잉(59)은 물론 그 남편들과 함께 여객선을 탔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상황이다.

둥팡즈싱호의 선장은 사고 당시 선체를 통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장순원(張順文) 선장은 신화망(新華網)에 “당시 강풍이 불어 속도로 이에 맞서보려 했으나 갑자기 바람이 더 거세지며 선체 통제력이 상실됐다”며 “키를 최대한 왼쪽으로 돌렸지만 선체는 오른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인터넷에서는 승객 유족들을 위로하는 글이 이어졌다. 특히 ‘아들아, 울 필요 없다, 생사는 모두 찰나가 아니더냐, 효성스러웠던 너는 이제 강인해져야 한다, 강변의 저 버드나무처럼 우뚝 서야 한다’는 내용의 시는 큰 호응을 받았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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