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ㆍ네이마르 등 젊은 스타들 주축 바르샤 화려한 '역습 축구' 재밌지만
부폰ㆍ피를로 등 노장 투혼 살아있는 유벤투스 탄탄한 '조직 축구'도 기대


언더독 효과(Underdog effect)는 ‘약자 동정’을 의미한다. 개싸움에서 밑에 깔린 개가 이겨주길 바라는 심리에서 유래된 말이다. 1948년 미국 대선 때 처음 쓰인 정치 용어이지만, 스포츠에서도 큰 경기를 앞두고 종종 사용된다.
바르셀로나(스페인)과 유벤투스(이탈리아)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서 열린다. 객관적인 전력상 리오넬 메시(27)와 루이스 수아레스(28), 네이마르(23) 등 ‘MSN 라인’이 버티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한 수 위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유벤투스를 향한 응원도 만만치 않다. 잔루이지 부폰(37), 안드레아 피를로(36) 등 선수 인생의 황혼을 넘긴 이들의 도전과 한동안 침체됐던 세리에A(이탈리아)의 부활을 기원하는 이들이 많은 덕분이다. 전성기 스타들(메시, 수아레스, 네이마르)의 화려함보다 노장(부폰, 피를로)들의 투혼에 박수가 터져 나오는 것은 스포츠에 ‘감동’이라는 요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MSN 라인’은 올 시즌 총 120골과 48도움을 합작했다. 메시가 58골 23도움, 수아레스가 24골 18도움, 네이마르가 38골 7도움을 기록했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은 이들을 활용해 ‘역습 축구’를 완성했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전 감독이 간결한 패스로 점유율을 높이면서 공격기회를 창출하는 ‘티키타카’를 구사했다면 엔리케 감독은 여기에 ‘역습’이라는 무기를 장착했다.

유벤투스는 조직력과 수비를 앞세운 팀이다. 이탈리아 축구는 전통적으로 전술과 수비를 중요시한다. 유벤투스가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무너뜨린 것도 이 전술 덕분이다.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BBC 라인(가레스 베일,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화력을 앞세워 승리를 노렸다. 이에 반해 유벤투스는 수시로 전술 변화를 주며 기회를 엿봤다.
유벤투스는 파트리스 에브라와 지오르지오 키엘리니, 레오나르도 보누치, 스테판 리히슈타이너의 포백으로 경기를 시작했으나 리드를 잡은 후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전술과 피를로, 부폰 등을 앞세운 견고한 수비는 유벤투스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보다 업그레이드된 화력을 자랑한다. 유벤투스는 다시 전술과 수비로 날카로운 창을 막아내야 하는 입장이다. 골키퍼 부폰은 최근 이탈리아 언론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를 통해 “바르셀로나는 강하다. 그러나 단판 승부다”며 “경기력이 좋고 운이 좋은 팀이 우승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를로는 팀 내 간판 미드필더 폴 포그바를 두고 “유럽 최고 미드필더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사기를 북돋았다.
베팅정보사이트 ‘오즈체커’에 의하면 도박사들의 대부분은 바르셀로나의 우승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40), 젠나로 가투소(37) 등 전설들은 유벤투스의 부활을 지지하고 있다. 상대적 약자인 유벤투스가 바르셀로나와 트레블(한 시즌 3개 대회 석권) 대결에서 승리하며 세리에A 부활의 신호탄을 쏠 수 있을지 관심이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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