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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부터 단련하세요, 마음은 따라옵니다

입력
2015.06.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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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알아차림의 마음집중"

집착 사라지는 마음훈련법 권해

‘명상’ ‘참선’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참선’하면 얼른 떠오르는 불교의 경우 템플스테이 등이 인기를 끌면서 ‘기복’에서 ‘자기성찰’로 종교 이미지마저 서서히 바뀌어 가고 있다. 오는 7월 세계적인 불교 명상가가 국내에서 한자리에 모인다. ‘2015 세계 7대성자 명상대전 조직위원회’가 17~24일 강원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여는 명상 힐링캠프 ‘세계 7대 성자 명상대전’이다.

행사를 조직한 각산 스님은 “물질은 넘쳐나나 정신은 점점 피폐해지는 시대”라며 “영혼과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세계적인 불교 명상가는 어떤 사람이며 그들은 어떤 수행법으로 자기를 성찰하고 깨달음을 추구하는지 각산 스님의 글로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한다.

은둔 수행하는 아잔 간하 스님은 태국 신도들도 만나기 어려운 승려다. 그는 수행자들의 스승이자 아라한(깨달음을 얻은 자)으로 불린다. 20세에 고향 담마유스 사찰에서 비구로 출가해 왓농파퐁 수도원에서 법과 율을 배우고 참선수행을 지도 받았다. 숲 속 수행 전통에 따라 수십 년 동안 탁발하며 유행수행한 아잔 간하는 왓텝수완나람의 수행원장으로 초빙되었다. 그 후 명성이 커져 지금은 왓빠파띠파람을 포함한 16개 이상의 숲 속 사찰을 거느렸고 수백 명의 제자들이 태국 전 지역에서 수행하고 있다.

그에게는 얽힌 일화들이 많다. 숲 속 수행 중 호랑이나 코브라를 만났지만 아무 일 없이 지났다는 무용담 같은 이야기가 회자된다. 굶은 상태로 밀림 속을 일주일 걷다 공산주의 게릴라 무리를 만난 일도 곧잘 거론된다. 이들은 아잔 간하가 승려를 가장한 스파이라고 생각해 심문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걸었소.” “7일이오.” “어떤 길로 왔소.” “길이라곤 없어서 큰 강을 가로 질러 왔소.” 그러자 공산주의자들의 의심은 더욱 짙어졌다. “어떻게 그럴 수 있단 말이오. 이 일대는 모두 지뢰밭이란 말이오.” 여전히 스파이인지 수행자인지 확신이 서지 않자 이번엔 사슴 내장과 쌀밥을 스님에게 제공했다. 하지만 “채식만이 수행이니 쌀밥이면 충분하다”고 하자 공산주의자 모두 범상치 않다고 여기고 숲의 나물을 뜯어 채식 공양했다. 억류된 동안 스님은 자애의 염력기도를 설파했고 수행자임을 확신한 게릴라들이 마침내 석방을 결정했다.

이번 행사 초청을 위해 스님을 찾아가 만난 곳도 방콕 공항에서 7, 8시간을 달려야 하는 밀림이었다. 스님은 희미한 불빛아래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30~40여 신도 앞 법상에 앉아 있었다. 찾아온 이유를 다 듣고 난 후 “나는 45년 동안 TV나 신문을 본적이 없고, 강연도 해본 적이 없고, 외국 가본 적이 없다”며 거절했다. 다음 날 다시 찾아가 간청했다. “한국에는 부처님의 정통 수행법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직접 오셔서 명상의 시간을 전해 주십시오.” 간곡한 청탁에 그는 생애 처음 국외 출타를 결심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몸부터 단련해라. 마음은 붙잡아지지 않으니, 몸을 먼저 조복(調伏)시키면 마음은 따라 온다. 일상생활 속에서 항상 몸을 길들여 체득되게 하라.”

아잔 간하 스님은 명상수행에 대해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하면 그곳에 미움이 자라고 듣기 좋은 말을 하면 기쁨이 자란다”며 “수행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진정한 수행”은 이런 “감각의 대상과 마주쳤을 때 마음 안에서 일어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기쁨과 슬픔이 일어날 때 어떻게 하면 법(다르마)을 이용해 그것을 떨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수행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마음훈련법으로 “코 언저리에 정신을 집중해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리는 ‘호흡 알아차림’”을 권했다. 조용한 곳에서 이런 관찰을 통해 마음을 고요히 한 뒤 “인간의 몸과 마음을 이루는 오온(五蘊) 즉 몸과 느낌, 지각과 상상, 행동과 의지, 의식을 관찰하라”는 것이다. 그러면 “세상의 모든 것은 무상(無常)하고 불만족스러우며 자아가 아니라는 세가지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오온에 대한 집착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지혜”로 세상을 볼 때 “우리는 세상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각산 스님 참불선원장

다음은 푸른 눈의 성자 ‘아잔 브람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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