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죽을 권리 청구 소송’ 낸 뉴질랜드 여 변호사 사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죽을 권리 청구 소송’ 낸 뉴질랜드 여 변호사 사망

입력
2015.06.05 08:52
0 0

뇌종양으로 사망한 뉴질랜드 변호사 크레티아 실즈 출처 페이스북
뇌종양으로 사망한 뉴질랜드 변호사 크레티아 실즈 출처 페이스북

최근 말기 뇌종양을 앓다가 법원에 ‘죽을 권리 청구 소송’을 냈던 뉴질랜드의 40대 여성 변호사가 법원의 예비 결정문이 전달된 직후 사망했다. 그런데 법원의 결정문은 “청구인의 요청을 받아드릴 수 없다”는 것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뉴질랜드 언론은 5일 새벽 웰링턴 변호사 레크레티아 실즈(42)가 병으로 사망했다며 지난달 웰링턴고등법원에서 그가 낸 소송 심리가 시작된 이후 건강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보도했다.

2011년 불치의 뇌종양 판정을 받은 실즈는 법원에 형법 조항에 대한 명확한 유권 해석을 통해 환자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을 때 이를 도와준 의사가 처벌받지 않도록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언론은 법원 판결 내용이 4일 밤 가족들에게 전달됐으며, 실즈 변호사가 판결 내용을 확인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실즈가 뉴질랜드에서 안락사 논란과 관련해 영원히 잊힐 수 없는 인물이 됐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앤드루 버틀러 등 변호사들은 실즈가 의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수 없도록 법률적으로 막는 것은 뉴질랜드 권리장전에 따라 보호받아야 할 권리와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에 담당 판사는 “실즈가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전혀 없음에도 사심 없이 뉴질랜드 법의 중요한 부분을 공론의 장에 올려놓았다”고 평가하면서도 “법원은 실즈가 바라는 어떤 것도 허락할 수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판사는 덧붙여 “실즈가 제시한 문제의 법적, 철학적, 도덕적, 형법적 측면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의회에서 형법 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존 키 총리와 제프리 파머 전 총리는 애도를 표시했고 온라인 등에는 수많은 추모의 글이 쏟아졌다.

실즈는 자신이 불치의 뇌종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안 직후 미리 찍어둔 동영상을 통해 “나는 정말 멋진 삶을 살았다. 행운이었다. 여러분이 보내 준 사랑과 성원에 크게 감동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작별인사를 남겼다.

박소영기자 sosyo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