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스포츠경제 김주희] "진짜 긴장을 많이 했어요."
넥센 양훈(29)이 1014일 만에 1군 복귀전을 치렀다. 항상 머릿속에 그려왔던 순간, 긴장감이 가득했다.
양훈은 4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4-2로 앞선 7회초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가 1군 마운드에 오른 건 한화 소속이던 2012년 8월25일 대전 KIA전 이후 1014일 만이었다.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다. 양훈은 2012 시즌이 끝난 뒤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고, 올 시즌을 앞두고 소속팀에 복귀했다. 그리고 지난 4월8일 트레이드로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그를 곧바로 1군에 등록시키지 않고, 몸을 만들 시간을 줬다. 그 사이 4kg을 더 찌운 그는 몸무게를 100kg으로 늘렸다. 목표는 103kg이다. 군 입대 전 활약할 당시의 몸무게다.
팀을 옮긴 뒤 '특별 관리'를 받았다.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면서 1군 코칭 스태프의 지도를 받았다. 그리고 지난 4일 이적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염경엽 감독은 "편안한 상황에서 올려 조정한 모습을 확인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마침내 기다려왔던 1군 복귀전, 상대팀은 친정팀 한화였다. 그는 첫 타자 최잔행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김회성을 우익수 뜬공을 잡아냈다. 이어 트레이드 상대 중 한 명이던 허도환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권용관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양훈은 "한화를 상대로 등판했다는 건 오히려 신경 쓰이지 않았다. 1군에서 던지는 것 자체가 너무 오랜 만이라서 긴장이 너무 많이 되더라"며 "처음엔 정신이 없더라"고 털어놨다. 이날 그의 최고 시속은 137km를 찍었다. "140km 이상은 나와야 한다"던 염경엽 감독의 기대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양훈 역시 '낯설어진' 마운드에 제 실력을 발휘 못해 아쉬움이 남았다.
양훈은 "1군에 등록이 됐으니 경기에 나가고 싶었는데 운 좋게 기회가 왔다. 하지만 내 피칭을 제대로 못해 아쉽다"며 "내가 가지고 있는 공을 못 던진 것 같다. 실전에서 던지는 것과 불펜에서 던지는 게 다르더라"며 한숨을 삼켰다. 하지만 이제 첫 걸음을 뗐을 뿐이다. 경기에 나가 감을 익히면 곧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다. 그는 "2군에 가서도 처음엔 구속이 안 나오다가 경기를 치를수록 올라오더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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