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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골든타임 지났다" 침몰 유람선 인양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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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골든타임 지났다" 침몰 유람선 인양 착수

입력
2015.06.0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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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힌 선체 바로세워 인양키로

기중기 선박 2척 동원 작업 시작

360여명 생사 아직 확인 안 돼

가족들은 에어포켓 희망 안 놓아

침대 밑에 깔린 부인, 남편 살리려

맞잡은 손 놓은 안타까운 사연도

중국이 침몰 유람선 둥팡즈싱(東方之星)호 선체를 사고 발생 3일 만에 인양하기로 결정하고 곧 바로 작업에 착수했다. 세월호는 침몰한 지 1년이 지나서야 인양 결정이 내려졌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4일 거꾸로 뒤집힌 채 물에 잠겨 있는 둥팡즈싱호를 똑바로 세워 인양하기로 결정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이날 밤 8시부터 대형 기중기 인양선 2척이 동원돼 둥팡즈싱호를 인양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는 사고 발생 후 황금의 72시간이 사실상 지나며 더 이상 기존 구조 활동 방식에만 의존할 순 없다고 판단,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중국 당국은 그 동안 잠수부를 동원한 수중 구조와 수면 위로 떠 오른 선박 밑바닥을 절개한 뒤 생존자를 찾는 방식을 전개해 왔지만 큰 소득이 없었다. 4일 밤 현재 구조된 인원은 14명에 불과했다. 이날 추가 생환자는 없었고 시신만 75구로 늘었다. 나머지 367명의 생사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인양 작업은 5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예비 기중기 인양선 2척도 추가로 대기시켰다.

황금의 72시간이 지나며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 온 승객 가족들의 불안감과 조바심은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선박이 순식간에 전복된 만큼 선체 곳곳에 ‘에어포켓’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생환의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살아 돌아온 이들도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 우젠창(吳建强ㆍ58ㆍ사진)씨는 오히려 죄의식에 시달리고 있다. 톈진(天津)이 고향인 우씨는 아내(리슈전ㆍ李秀珍)보다 한 살이 많다. 두 사람은 고향 친구 6명과 함께 제2의 ‘허니문여행’을 떠나기로 하고 12일 전 집을 나섰다. 기차를 타고 난징(南京)으로 가 유람선 둥팡즈싱호를 탄 뒤 창장(長江ㆍ양쯔강)을 거슬러 오르며 함께 해온 추억들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지난 1일 오후부터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이날 밤 9시가 넘으면서 배는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웠던 아내는 불안감에 남편의 손을 꼭 잡았다. 우씨는 “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거야”라며 아내를 안심시켰다. 이 때 갑자기 배가 오른쪽으로 크게 기울면서 객실 내 침대들이 넘어졌다. 이어 강물이 들이 닥쳤다. 두 사람은 손을 더욱 꼭 쥐었다. 그러나 경사각이 커지면서 아내가 그만 휩쓸려온 침대 밑에 깔리고 말았다. 물은 이미 가슴까지 찼다. 우씨는 빨리 배에서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아내의 손을 더 당겼다. 그러나 침대 밑에 깔린 아내를 꺼내는 것은 힘들었다. 불어난 물에 몸도 마음대로 가눌 수 없었다. 이 순간 아내가 “여보, 제 손을 놔요”라고 소리치며 먼저 손을 풀었다. 어안이 벙벙해져 있을 때 다시 세찬 물이 들이닥치면서 두 사람을 갈라놨다. 이후 우씨는 창문을 통해 간신히 밖으로 나올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아내의 모습을 볼 순 없었다. 우씨는 20분 가까이 헤엄을 쳐 겨우 강변에 닿을 수 있었고 30여분 후 마침 이 곳을 지나가던 화물선에 의해 구조됐다.

중국청년보(中國靑年報)는 4일 “아내가 마지막 순간 내 손을 뿌리치지 않았다면 나도 지금 여기에 없을 것”이라며 통곡하는 우씨의 인터뷰 내용을 실었다. 두 사람 사이엔 33세의 아들이 있다.

사고 현장에는 자원봉사자가 줄을 잇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 택기 기사 300여명은 승객 가족들이 현장을 오가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무료 운행을 해 주고 있다. 일부 호텔들도 승객 가족에게 방을 공짜로 내 줬다.

승객과 선원 등 456명을 태운 둥팡즈싱호는 1일 밤9시28분 중국 창장 중류인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 부근에서 갑자기 불어온 회오리 바람(토네이도)에 오른쪽으로 뒤집힌 채 침몰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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