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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기억] 남북정상 55년 만의 악수

입력
2015.06.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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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6월 13일 오전 10시 27분 평양 순안공항. 김대중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의 소음이 멈추고 사진기자들이 출입구에 핀트를 맞추는 순간 갑자기 우레와 같은 함성이 들려왔다. 잠시 후“김정일”“장군님 만세”등의 연호와 함께 갈색 인민복 차림의 곱슬머리 사내가 뒷짐을 지며 모습을 드러냈다. 일정에 전혀 없던 파격적인 공항 영접이었다. 은둔의 지도자였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성큼성큼 걸음을 옮겨 비행기 앞에 자리했고 트랩을 내려선 김대중 대통령은 환한 웃음과 함께 김 위원장의 양손을 마주잡았다. 카메라 셔터소리가 군중의 함성보다 크게 울려 퍼졌다. 1945년 분단 후, 남북정상이 처음 만나 손을 맞잡는 이 역사적인 순간은 청와대 풀(pool) 기자였던 국민일보 강민석기자가 취재해 ‘남북정상 55년 만의 악수’라는 제목으로 전 세계에 타전됐다.

손용석 멀티미디어부장 st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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