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세 불변에 '조삼모사' 지적도
내달부터 근로소득자 1인 가구는 소득세 원천징수액이 다달이 5,000원 가량 늘어난다. 대신 연말정산 환급금도 그만큼 증가한다. 또 모든 근로소득자는 소득세를 ‘적게 떼이고 적게 돌려받는 방식’과 ‘많이 떼이고 많이 돌려받는 방식’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된다. 물론 어떤 방식을 택하든 납세자들이 실제 내야 할 세금 액수에는 변함이 없다.
4일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을 이달 안에 개정해 내달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지금까지 1인 가구와 2인 가구의 간이세액표상 특별공제액을 ‘360만원 + 총급여의 1~4%’로 동일하게 산정했지만, 앞으로 1인 가구의 경우 특별공제액을 ‘310만원 + 총급여의 0.5%~4%’로 줄인다. 이에 따라 1인 가구는 특별공제액이 줄어들면서 원천징수 세액이 늘어난다. 연소득 3,000만원인 1인 가구의 경우 다달이 떼가는 원천징수액이 월 5,000원 가량 늘어나지만, 대신 연말정산 때 6만원 정도를 더 돌려받는 효과가 생긴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특별공제는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으로 구성되는데 납세자의 실제 지출액을 매달 확인할 수 없는 정부는 평균치를 사용해 원천징수액을 계산한다. 하지만 의료비 등 지출 규모가 판이한 1인ㆍ2인 가구의 특별공제를 지금까지 동일하게 둔 탓에 1인 가구의 연말정산 환급이 적어 보이는 ‘싱글세’ 효과가 생겼다는 게 기재부 판단이다.
원천징수 규모를 근로소득자가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맞춤형 원천징수 제도’도 내달 시행된다. 이에 따라 근로소득자는 간이세액표상 원천징수세액의 80% 100% 120%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된다. 80%를 선택하면 원천징수액의 80%만 내는 대신 연말정산 환급액이 줄어든다. 반대로 120%를 고르면 원천징수액과 환급액이 모두 늘어난다. 연소득이 3,000만원이나 5,000만원인 경우 80%를 선택하면 원천징수 세액이 각각 월 1만6,000원, 4만4,000원 정도 줄어드는 효과가 생긴다. 120%를 선택하면 그 반대의 효과가 나타난다. 기재부 관계자는 “의료비나 교육비 지출이 유달리 많은 사람은 80%를, 유독 적은 사람은 120%를 선택하면 환급이나 추가납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맞춤형 원천징수 제도는 원천징수 의무자인 개별 회사가 근로자에 신청 여부를 묻게 되며 신청하지 않으면 100%로 자동 선택된다.
어떤 것을 고르든 납세자가 실제 내는 소득세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때문에 ‘별다른 실익 없이 국세청과 개별 회사의 일거리를 늘려 세무 행정 비용만 증가시킬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한편 기재부는 내달부터 발전용 유연탄에 매기는 개별소비세율을 기존 탄력세율에서 기본세율로 환원한다. 이에 따라 ▦발전용 유연탄 고열량탄(순 발열량 5,000kcal이상)은 1㎏당 19원→24원 ▦저열량탄은 1㎏당 17원→22원 ▦발전용 액화천연가스는 1㎏당 42원→60원으로 각각 세율이 오른다.
세종=이성택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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