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균 前사무국장 제기한 고소
검찰, 각하 처분에 사면초가
자신의 사문서 위조 또다른 쟁점
“저에 대한 심각한 명예훼손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순 없습니다.” 지난달 3일 본보의 ‘대한야구협회장 선거에 음해성 비방이 난무했다’는 기사에 대해 나진균 대한야구협회 전 사무국장이 4일 대의원들에게 보낸 장문의 반박 서한 첫 문장이다. 당시 회장 선거를 열흘도 안 남겨둔 때였다.
대한야구협회는 지난달 1일 나 전 사무국장을 사문서 위조와 업무 방해 혐의로 고소하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해고 조치했다. 그러자 나 전 사무국장은 김종업 실무 부회장(당시 대한야구협회장 후보)과 윤정현 전무이사를 상대로 총 4건의 고소ㆍ고발로 맞대응 했다. 그 중 핵심은 대한체육회와 서울중앙지검에 차례로 제소, 고소한 김 부회장과 윤 전무의 업무상 배임ㆍ횡령 건이었다. 나 전 사무국장은 대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소송의 내용을 열거하면서 김종업 회장 후보의 자격 박탈을 주장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임연진 검사의 명의로 피의사건 처분 결과 통지서를 김종업, 윤정현 두 피고소인에게 발송했다. 나란히 ‘각하’처분이었다. 각하(却下)는 기소유예, 혐의 없음, 죄가 안됨, 공소권 없음의 사유에 해당함이 명백하거나 사안이 경미하며 수사의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는 결정이다.
나 전 사무국장은 대의원들에게 보낸 편지 서두에 “제가 알고 있는 진실을 알려드리기 위해 이와 같이 서면으로 흔적을 남겨 사실이 아닌 말들로 상대를 비방하는 것이 아님을 확실히 해 두고자 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지금부터 제가 말씀 드리는 내용들이 사실이 아니라면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야구협회를 비리의 온상으로 매도하면서 40년 야구인생까지 걸었던 그가 검찰의 각하 처분에 따른 어떤 책임을 질지 궁금하다.
이제 가장 중요한 쟁점이 남아 있다. 사문서 위조와 명예훼손의 맞고소 건이다. 대한야구협회는 나 전 사무국장이 협회 규정을 어기고 경기 실적 증명서를 허위 발급하도록 강압적인 지시를 했고, 이렇게 발급된 허위 증명서로 고교생 두 명이 모 대학에 입학했다는 입시비리를 고발했다. 이에 나 전 사무국장은 협회가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맞고소했다. 그는 최근 입시비리 관련 방송 보도 직후 다시 야구 관계자 등 138명에게 SNS 메시지를 보냈다. “비리에 찌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습니다. 어설픈 방송까지 동원해가며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후배 지도자들을 범법자로 매도하고 자신은 살겠다고 하는 추잡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장의 지도자들을 도와야 할 협회는 그런 방송에 나와 거짓증언을 일삼고 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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