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오픈 8강서 나달에 3-0 완승
4강서 전적 18-8 앤디 머레이 상대
이변 없으면 커리어그랜드슬램 예약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8ㆍ세르비아)가 라파엘 나달(29ㆍ스페인ㆍ7위)의 ‘텃 밭’프랑스오픈에서 전대미문 대회 10회 우승을 노리는 나달을 꺾고 대회 4강에 올랐다. 조코비치는 4일 프랑스 파리의 스타 드 롤랑가로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나달을 3-0(7-5 6-3 6-1)으로 완파했다. 2012년과 지난해 결승, 2013년 4강에서 나달에게 발목이 붙잡혔던 조코비치는 이로써 커리어그랜드슬램의 마지막 퍼즐인 프랑스오픈 우승 트로피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나달과의 상대전적을 21승23패로 만회한 것과 동시에 프랑스오픈 6전 전패 만에 귀중한 1승을 따내는 기쁨도 누렸다. 반면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회 5연패를 이어온 나달은 6연속 우승 달성에 제동이 걸렸다. 프랑스오픈 40연승과 10회 우승도 놓치고 말았다. 나달이 프랑스오픈에서 패한 것은 2009년 16강에서 로빈 소더링(스웨덴)에게 진 것에 이어 이 번이 두 번째다.
두 선수는 1세트 게임스코어 5-5로 맞서는 등 팽팽한 기 싸움을 벌였지만 조코비치가 곧바로 나달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한 뒤 1세트를 따내면서 조코비치 쪽으로 균형이 완전히 기울었다. 2세트에서도 게임스코어 3-3 상황에서 조코비치가 연달아 3게임을 가져왔고, 3세트에서 지친 기색이 완연한 나달을 밀어붙여 3-0 완승을 거뒀다.
나달의 패인은 자신의 주특기를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는데 있다. 클레이코트에서 유독 강한 뒷심을 보여준 나달은 주로 베이스라인 공격으로 상대를 괴롭혔다. 실제 나달은 최근 10년 동안 프랑스오픈에서 베이스라인을 거의 지배했다. 하지만 이날 조코비치를 상대해선 베이스라인 공격포인트가 37%(112번중 41번 성공)에 불과했다. 반면 조코비치는 나달보다 20%나 더 높은 59%(100회중 59번 성공)를 보였다.
하필 생일을 맞은 이날, 패배의 쓴 잔을 들이킨 나달은 “처음 대진표를 봤을 때 8강에서 조코비치와 만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비가 될 것으로 여겼다”며 “조금씩 경기력을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조코비치를 꺾을 정도는 아니다”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2009년 이 대회에서 처음 패했을 때도 그것이 끝이 아니었던 것처럼 올해도 마찬가지”라며 “내년에 다시 우승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조코비치는 “지금이 내 인생, 선수 경력에서 절정의 시기”라며 “코트 안팎에서 모두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 윔블던 우승 이후 결혼한 조코비치는 10월에는 아들까지 얻으며 겹경사를 맞았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까지 달성하게 된다.
조코비치는 준결승에서 앤디 머레이(28ㆍ영국ㆍ3위)를 만난다. 상대 전적에서는 조코비치가 18승8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올해 호주오픈 결승 등 세 차례 대결에서는 조코비치가 모두 이겼다. 스탄 바브링카(30ㆍ스위스ㆍ9위)와 조 윌프리드 송가(30ㆍ프랑스ㆍ15위) 역시 결승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여자단식 4강은 티메아 바친스키(26ㆍ스위스ㆍ24위)-서리나 윌리엄스(34ㆍ미국ㆍ1위)와 안나 이바노비치(28ㆍ세르비아ㆍ7위)-루치에 샤파르조바(28ㆍ체코ㆍ13위)로 확정됐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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