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해외 카드값 역대 최대
국내 소비, 前분기보다 1% 줄어
올해 1분기 우리 국민이 해외에서 카드로 지불한 금액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내수 부진 속에 이 기간 국내 소비지출이 감소세로 돌아선 것과는 대조적인 흐름이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거주자의 카드(신용카드, 직불카드, 체크카드 포함) 해외 사용금액은 전분기(31억9,700만달러)보다 0.5% 늘어난 32억1,300만달러였다.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였던 지난해 3분기(32억300만달러)보다 1,000만달러가량 많은 수치다. 사용된 카드 장수 또한 전분기 833만장에서 892만장으로 늘었다. 다만 카드 한 장 당 사용액은 384달러에서 360달러로 감소했다.
정선영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과장은 “2월 설 연휴, 유가하락 등에 힘입어 해외여행객을 비롯한 출국자가 급증하면서 카드 사용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출국자 수는 470만명으로 전분기(415만명)보다 13% 이상 늘었다. 여행 차 출국한 내국인이 현금 및 카드로 사용한 금액은 59억9,000만달러로 전분기(57억2,000만달러) 대비 4.7% 늘었다.
우리 국민의 해외지출 증가는 다른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은이 집계한 가계 국외소비지출은 지난해 4분기 6조214억원에서 올해 1분기 6조3,975억원으로 6.2% 늘었다.
반면 내수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은 올해 1분기 179조381억원으로 전분기(180조7,865억원)보다 1% 감소했고, 국내외를 합친 전체 가계 소비지출 역시 0.5% 줄었다. 지난해 4분기 151조1,303억원이던 신용카드 사용액 역시 1분기 143조1,233억원으로 5.3% 줄어들었다.
한편 국내를 찾은 외국인의 카드 사용금액은 올해 1분기 27억6,000만달러로 전분기(31억7,000만달러)에 비해 13% 줄었다. 사용 카드 수는 같은 기간 1,094만장에서 1,031만장(-5.7%), 장당 사용 금액은 290달러에서 267달러(-7.7%)로 각각 줄었다. 외국인 입국자 수가 9% 줄어든 탓이다. 특히 외국인 입국자의 45%가량을 차지하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여온 중국인 관광객 수가 1.2%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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